파리 교섭 출장·아프리카 순회 등에 항공료·숙박비
정부 "종교적 연대·투자 약속 등 막판 총공세에 사우디 승리"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지난해 유치에 실패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지원 사업에 정부가 2022∼2023년 2년간 453억7천7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사업에 2022년 191억4천600만원, 지난해 262억3천100만원을 집행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20∼2021년 82억7천800만원보다 5배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앞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재계는 '코리아 원팀'으로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를 구성, 그간 외교관계가 소홀했던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아메리카, 카리브, 태평양 도서국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의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부산은 29표를 얻는 데 그쳐 119표를 획득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큰 표 차로 뒤졌다.
김 의원실이 일부 확보한 소요 경비 세부 내역을 보면 지난해 9월 7∼17일, 지난해 9월 30일∼10월 22일 두 차례 진행된 파리 교섭 출장에 각각 1천500여만원, 3천100여만원이 결제됐다.
해당 출장에는 대통령실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과 유치지원단 이태원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비롯한 실무진이 동행했다.
지난해 8월 26일∼9월 6일 8박 12일간 일정으로 마다가스카르,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나미비아 등을 방문한 출장에는 윤상직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 사무총장, 가봉대사를 지낸 최철규 유치위원 등이 참여했다.
윤상직 사무총장과 최철규 유치위원 등의 경우 항공료로 각각 4천600여만원 등을 지출했다.
유치지원회와 유치지원단 소속 출장자 전원의 항공료는 전세기 사용료를 포함해 1억9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 같은 소요경비를 공무원 여비 규정과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 보칙 등에 근거해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산업위의 지난해 결산 내역을 보면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사업 중 당초 일반용역비, 기타직 보수 등에 책정됐던 예산 42억원가량이 국외여비와 파리 주재 BIE 대표 대상 유치활동에 활용된 사업 추진비, 상용 임금 등으로 전용됐다.
정부는 김 의원실에 제출한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유에 대한 입장'에서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승리한 주요 요인으로는 한국이 2022년 7월 유치위원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하기 이전에 교섭을 개시해 상당수 지지국을 확보한 것으로 관찰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경쟁국의 승리에는 강력한 종교적 연대에 따른 지지 기반이 득표로 연결됐고 경쟁국의 막판 총공세에 따라 한국 지지국이 이탈한 요인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막판 총공세'의 예로 대(對)아프리카 750억달러 투자·450억달러 지원, 향후 25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 발표, 카리콤 국가들과 약 2천억달러 규모 협력 사업 논의 등을 꼽았다.
김원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유치 실패한 부산엑스포 사업에 약 460억원에 육박하는 국민 세금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를 불성실하게 제출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외유성 출장이 아니었는지, 사업에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됐는지 등 국정감사에서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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