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토위 부산시 국감서 야당, 퐁피두 미술관 두고 공세
    조정호 기자
    입력 2024.10.14 16:15

野 "혈세로 해외 미술관 지원", 박형준 "부가가치 창출이 몇 배 클 것"

3년만에 열린 부산시 현장 국감, 여야 한목소리로 준비부족 지적

국토교통위원회 부산시 국정감사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1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14 sbkang@yna.co.kr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4일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프랑스 퐁피두 미술관 부산 분관 건립, 가덕도 신공항 조성공사, 2030세계엑스포 유치 실패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퐁피두 미술관과 부산 분관 유치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총사업비 1천100억원, 운영비 연간 120억원, 브랜드 사용료 연간 30억원 등 혈세가 들어간다"며 "퐁피두 분관이 세계 여러 곳에서 운영 중이고 한화그룹이 서울에 유치했는데 부산에 분관을 만들면 부산의 소프트파워가 강해지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부산 시민의 혈세를 적자경영을 하는 프랑스 미술관 지원에 투입하는 대신 부산시립미술관, 현대미술관 등 공공미술관에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지역의 미술작가를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며 "퐁피두 분관 유치를 토건사업처럼 밀어붙이는 식으로 추진하면서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토론회, 공청회, 간담회 등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질의하는 이소영 의원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14일 부산 연제구 시청 대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24.10.14 sbkang@yna.co.kr

박 시장은 "글로벌 미술관을 유치한 세계 여러 도시에서 효과 없는 곳 없다"며 "20세기 미술품 12만점을 소유한 글로벌 미술관을 유치해 시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관광객도 유치하는 다목적 사업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건립비와 운영비의 몇 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 취임 이후 지역의 문화자원을 확대하고 지역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2배 이상 늘렸다"며 "부산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 지원에만 연간 1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퐁피두 분관 유치 관련 MOU 체결과정에서 시의회 동의를 얻을 때 허위 보고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서울 분관이 끝나면 '부산 자체 단독으로 운영한다' 이렇게 보고했느냐. 시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2명의 시의원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말이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박 시장은 "그것은 언론보도가 잘못됐다. 시의회 회의록에 모두 공개돼 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퐁피두 분관이 지금까지 논란이 있던 것처럼 (박 시장) 배우자와 관련해 반사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이런 이야기가 시의원의 5분 질의에 나와 있다"며 "서울에 분관을 유치해서 운영하려고 하고 있는데 부산에 매년 75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분관을 유치할 이유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답변하는 박형준 부산 시장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14일 부산 연제구 시청 대회의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4 sbkang@yna.co.kr

박 시장은 "퐁피두 센터에 대해선 언제든지 토론할 생각이지만 지금 한 의원이 말한 것 중에 중대한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특정인의 최초 발언이 어떤 근거를 제시했다면 후속 발언들에서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최초 발언이 아무런 근거가 없고 그 다음 사람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시장이) 동의를 못 하는 것"이라며 박 시장을 감쌌다.

박 시장은 퐁피두 분관 MOU 전문을 비롯한 시의회 회의록 등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MOU 전문은 시의회에만 공개한다는 퐁피두 측과 합의한 비밀 유지 약정 때문에 정식 계약 체결까지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시의회 홈페이지에 MOU 전문 파일이 올라와 있다"며 "제6조를 보면 조사 감독 허가 제재 권한을 가진 규제 당국에는 공개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피감 기관인 부산시가 자료 제공을 거절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민홍철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은 적기 개항, 안전한 공항, 남부권 허브공항이 되어야 한다"며 "공사 계약 유찰이 됐지만 연내 계약이 될 수 있는지, 동서 방향 활주로가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여객 수송뿐만 아니라 물류 수송을 위해 활주로 길이와 폭을 더 넓혀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박 시장은 "기본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활주로 방향 등 안전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될 것"이라며 "활주로가 넓고 더 길어지면 좋겠는데 이것이 예산과 관련된 문제이지만, 활주로 하나 더 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공역, 지형, 바람 방향을 고려해 현재 활주로 방향을 제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외 여러 안전과 관련된 기술 전문가와 검토했다"며 "기본설계에 들어가면 다시 한번 전문가들과 함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세밀한 검토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산 엑스포 관련 질의 확인하는 박형준 시장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박형준 부산시장이 1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연희 의원이 질의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4.10.14 sbkang@yna.co.kr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2030부산세계엑스포 홍보예산 내역에도 김건희 여사의 그림자가 짙게 있다"며 "부산 엑스포 홍보예산 중에 김건희 여사가 제작 기획에 참여해 홍보에 열을 열린 '키링'을 부산시에서 전화로 구매했다"며 이유를 따져 물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엑스포유치위원회에서 키링이 홍보용으로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구매했고, 해외와 국내 홍보 대상자들에게 나눠줬다"며 "결제는 전화가 아니고 카드로 했다"고 답변했다.

2030엑스포 준비로 3년 만에 진행된 부산시 현장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 모두 자료 제출과 국감 회의장 시설 등에 대해 부산시의 준비 부족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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