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정치
'북한 파병' 국정원 발표…美, 왜 '사실이라면' 전제 달까
    입력 2024.10.22 10:09
    0
북한이 러시아의 전장으로 특수부대를 파병했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지 나흘이 지났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공식 확인'을 유보하고 있다. 각국의 대응 조치가 달린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도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등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한군의 참전이 '사실이라면' 분명 위험하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틀 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우려를 표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사실이라면' 이란 전제를 달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참전을 확인했다고 밝힌 건 지난 18일이다. 국정원은 이달 8일부터 13일까지 북한 특수부대 약 1500명이 청진·함흥 인근에서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것을 포착했다. 인공지능(AI) 안면인식기술로 특정 군인이 미사일 기술자라는 사실까지 밝혀냈고, 가짜 신분증을 발급받아 위장하고 있다는 상세한 내용까지 적시됐다.
국정원이 이런 '정보'를 먼저 공개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이 발표가 나오기 전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안보실·국방부·국정원 핵심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긴급 안보회의를 열었다. 회의 직후 대통령실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곧바로 국정원의 '북한군 파병' 증거들이 공개됐다. 북한과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확신에도 미국 등 서방은 '확인'을 유보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북한군 파병 자체에는 '확인 불가'라는 입장이다. 유엔(UN)도 말을 아끼고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군 파병 보도에 "공식적인 확인은 아직 없다"며 제제 위반은 안전보장이사회가 판단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만 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확인'에 보수적인 건 그에 따른 대응 조치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전황을 뒤바꿀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이나 나토 입장에선 전쟁에 개입하는 수위가 아예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미국은 보름을 앞둔 대선도 고려해야 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나 나토 입장에서 무기를 제공하는 것과 전투 병력을 보내는 '직접 참전'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며 "미국도 정보가 있겠지만, 전쟁에 제3자 개입이 발생한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인 만큼 정확히 확인하겠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나 나토의 판단이 결정되는 시점에는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등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전반적인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방침이다. 그간 자제해온 155㎜ 포탄 지원, 전술 병력 파견 등이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 파병에 따라 러시아가 핵심 군사기술 등을 이전한다면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러·북 군사 협력 수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실
    #전제
    #미국
    #국가
    #발표
    #입장
    #확인
    #국정원
    #북한
    #파병
포인트 뉴스 모아보기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정치 주요뉴스
  • 1
  • 수원특례시의회 이재식 의장, 권선구 주요 현안 지역 방문으로 소통강화
    뉴스패치
    0
  • 수원특례시의회 이재식 의장, 권선구 주요 현안 지역 방문으로 소통강화
  • 2
  • 최상목 오늘 임시국무회의… ‘명태균특검법’ 거부권 행사할 듯
    서울신문
    0
  • 최상목 오늘 임시국무회의… ‘명태균특검법’ 거부권 행사할 듯
  • 3
  • 김상욱 "석방된 尹, 조기 대선에 절대적 영향 미칠 것"
    아시아경제
    0
  • 김상욱 "석방된 尹, 조기 대선에 절대적 영향 미칠 것"
  • 4
  • 이준석 "윤석열·이재명, 모두 정치권서 퇴출돼야"
    아시아경제
    0
  • 이준석 "윤석열·이재명, 모두 정치권서 퇴출돼야"
  • 5
  • 김동연, 14일 판교서 '내란수괴 즉시 파면' 1인 시위
    아시아경제
    0
  • 김동연, 14일 판교서 '내란수괴 즉시 파면' 1인 시위
  • 6
  • 한미 5세대 전투기 F-35A·C 함께 날았다…통합훈련
    아시아경제
    0
  • 한미 5세대 전투기 F-35A·C 함께 날았다…통합훈련
  • 7
  • 與 권영세 “민주당의 대북 눈치 보기로 북한인권재단 출범 못 해”
    서울신문
    0
  • 與 권영세 “민주당의 대북 눈치 보기로 북한인권재단 출범 못 해”
  • 8
  • 北 “일본은 전쟁국가로 변신”…헌법개정 움직임 비난
    서울신문
    0
  • 北 “일본은 전쟁국가로 변신”…헌법개정 움직임 비난
  • 9
  • 尹탄핵심판 선고기일 앞둔 野…장외 집회·도보 행진·삼보일배 여론전
    서울신문
    0
  • 尹탄핵심판 선고기일 앞둔 野…장외 집회·도보 행진·삼보일배 여론전
  • 10
  • 감사원장 탄핵기각이 계엄 정당성 증명?…김상욱 "비상계엄 안 했다면 국민 野 심판했을 것"
    아시아경제
    0
  • 감사원장 탄핵기각이 계엄 정당성 증명?…김상욱 "비상계엄 안 했다면 국민 野 심판했을 것"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뉴스
  • 투표
  • 게임
  •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