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애플 앱스토어 결제를 위해 4000만명이 넘는 개인신용정보를 알리페이에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피터 알 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가 알리페이 측이 알아서 할 업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또한 유럽연합(EU)과 한국의 앱스토어 결제수수료가 다른 배경에는 이른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갑질 방지법'이 있다고 밝혔다. EU에선 결제수수료를 낮춘 대신 새로운 수수료를 신설했다는 설명이다.
덴우드 대표는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카오페이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알리페이에 무더기 전달하는 과정에서 애플의 강제성이 있었냐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애플은 알리페이가 고객별 신용점수(NSF) 스코어 산정에 있어 어떤 데이터를 보는지 관여하지 않는다"며 "이는 전적으로 알리페이의 권한이자 알리페이가 알아서 하는 업무"라며 고 답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 사이 계약이나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며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라 공개적인 자리에서 세부사항을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카카오페이를 앱스토어의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면서 NSF 스코어 산출을 목적으로 카카오페이 이용자의 개인신용정보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를 통해 이용자의 개인신용정보를 애플에 넘겼다.
아울러 애플이 유럽의 앱스토어 결제수수료를 인하한 반면 한국에선 여전히 결제금액의 최대 30%까지 수수료로 떼어간다는 지적에 덴우드 대표는 "유럽에서 새로운 법이 제정돼 어떤 이유로, 어떤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수수료를 부과하는지 세부적으로 명시하게 돼 있다. 그 법을 따르기 위해 수수료를 낮췄다"며 "유럽에선 수수료를 내리는 대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핵심기술수수료 등을 청구했다. 이는 한국에 없는 수수료"라고 설명했다.
EU가 지난 3월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한 후 애플은 앱스토어 결제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7%로 낮췄다. 개발자가 대체 결제를 도입하도록 허용하고, 제3자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 개방하는 등 조처를 해왔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애플의 이런 인앱결제(애플리케이션 자체결제·in-app purchase) '갑질'에 2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이에 덴우드 대표는 "애플은 영업하는 모든 국가에서 준법하고 있으며 한국의 법도 준수한다"며 "한국의 국내법을 다 준수하고 있으며 법상 납부 의무가 되는 과징금은 모두 내고 있다"고 밝혔다.
덴우드 대표는 앞서 2차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이날 국감에선 "한국의 매출이 몇 위인지 모른다",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 등 발언을 이어가자 김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분 나쁜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덴우드 대표는 "순위만 모르는 것이지 매출액은 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한 대단한 존중이 있다"고 언급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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