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이례적 표결 가능성…'중간지대' 50여명 표심에 좌우될 듯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의 성사 여부는 당내 세력 구도가 가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는 24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계한다는 기존 입장을 벗어나 특별감찰관 후보만이라도 별도로 추천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에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친한(친한동훈)계가 이에 반발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이후 의총을 열기로 했다.
의총은 사전 공감대 속에 법안이나 인사에 대한 찬·반을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사안은 김 여사 이슈와 맞물려 친한·친윤계의 견해가 뚜렷하게 맞서는 만큼, 이례적으로 표결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표결로 정할 경우 찬성파가 될 친한계와 반대파가 될 친윤계는 각각 20∼30명으로 팽팽한 상황이다.
한 대표 주재로 두 번 진행됐던 만찬에 참석한 20여명이 일단 친한계로 분류된다. 한 대표의 전당대회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이 된 장동혁·진종오 의원과 박정하 비서실장, 서범수 사무총장, 정성국 조직부총장, 한지아 수석대변인 등이 대표적인 친한계다.
김예지·김형동·배현진·고동진·박정훈·주진우 등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과, 조경태·송석준·김건·최보윤 등 최근 합류한 의원들도 친한계다.
한 친한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친한계가 40명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30여명은 될 것"이라며 "한 대표를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드러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주장했다.
친윤계는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30여명이 포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에는 21대 국회 여당 의원 115명 중 65명이 가입한 바 있다.
총선 참패로 22대 국회 들어 친윤계 세력이 약화했지만, 권성동·윤한홍·이철규·정점식 의원 등 '원조 친윤' 그룹에 포진한 중진 의원들이 여전히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윤석열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 대통령실 출신 강승규·강명구·조지연 의원과 전·현 지도부에 몸담은 김기현·유상범·인요한·김민전 의원 등도 친윤계로 분류된다.
따라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계파색이 옅은 '중간 지대' 의원들의 의견이 주목된다. 친한계와 친윤계 어느 한쪽도 소속 의원 108명 중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세력 구도에서 이들 50명가량의 의원이 '스윙 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특별감찰관 추천뿐 아니라 향후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 등의 법안 처리에서도 당내 세력 구도는 중요한 변수다.
야당이 김 여사 특검법 단독 표결 후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와 본회의 재표결이 반복될 경우 친한계나 당내 무(無)계파 의원의 이탈표가 나올 수 있어서다. 재표결에서 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온다면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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