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동훈 '특별감찰관' 해법…세결집·이재명 설득 투트랙
    입력 2024.10.25 11:0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추진과 관련해 "대선공약을 조건 달아 이행하지 말자는 우리 당 당론이 정해진 적 없다"며 공약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추경호 원내대표 등 친윤(친윤석열)계가 반대하는 데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김여사 특검법만 주장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한 대표는 당내 중도 세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설득하는 등 투 트랙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은 뒤 "우리 당 대선공약 실천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국민과 약속한 공약 실천에 반대하는 타당한 이유를 국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친윤계를 직격했다. 조만간 열릴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위한 의원총회를 앞두고 친윤계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에 맞서 '윤 대통령 공약' '민심'을 무기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친윤계에 비해 친한(친한동훈)계가 열세이기 때문에 중립적 입장을 보이는 의원들을 포섭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친한계는 20~30명, 친윤계는 30~40명,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이 50~60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이날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은 것도 의총 전 세력 확장을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한 대표가 대구를 찾는 표면적인 목적은 대구시당 개최 '대구여성 정치아카데미'와 권영진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분권과 통합 포럼' 참석이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진행을 두고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대구 달성군)의 갈등이 발생한 와중에 보수성지인 대구를 찾는 것이라서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거칠어진 민심을 당내 주류인 대구·경북(TK) 의원들에게 상기시켜 자신의 편에 서게 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TK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민심이 나빠지고 있어 한 대표의 방문이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 행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대표는 당내 관문인 의원총회를 넘으면 이재명 대표 설득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하더라도 다수당인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제도에 대해 수사권·기소권이 없는 제도라고 반대하고 있어 추천·임명 절차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느니 마느니 엉뚱한 집안싸움 그만하고, 김건희 특검에 적극 협조하라"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와의 2차 여야 대표 회담에서 민주당이 반대하는 특별감찰관 임명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등을 의제로 꺼내 이 대표의 동참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우린 특별감찰관을 하기 싫고 민주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기 싫어서 서로 방치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우린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관철할 것이지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와 연계해서 미루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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