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석종건 청장 “KDDX 결정에 업체는 승복해야”[양낙규의 Defence Club]
    입력 2024.11.04 10:47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수의계약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사기밀을 빼돌린 방산기업이 연이어 사업을 수주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석 총장은 유튜브 채널 3PROTV에 출연해 “함정을 만드려면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상세설계를 들어가야 한다. 업체에 대한 수사결과를 기다릴 수 없다.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완전하지 않더라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DDX사업은 총 6척을 건조하는 7조8000억 원 규모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을 빼돌리다 적발됐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2013~2014년 해군본부에서 KDDX 기밀 2건을 비롯해 차기 잠수함, 특수전 지원함 등 기밀 10여건을 빼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군기법)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HD현대중공업은 보안감점 1.8 점을 받았다. KDDX사업을 수주하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석 청장은 군기법과 별도로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했기 때문에 상세설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석 청장은 “투명하고 절차대로 공개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기업도 결정에 따라줘야하고 업체는 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용하는 군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내부적으로 사실상 수의계약 방침을 정해놓기도 했다. 지난 7월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 논란이 일자 국방부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사업추진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것과 정반대다. 방사청은 경찰조사가 나온 이후에 계약방식을 정해도 되지만 사업분과위원회를 조만간 열어 사업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방사청 규정 상위법인 국가계약법을 적용한다면 경쟁입찰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방사청은 방사청 규정을 내세우며 수의계약을 고집하고 있다.
한편, 최근 경찰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 비리 의혹을 받는 왕정홍 전 방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 말에서 10월 초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왕 전 방사청장 사건은 수사 종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KDDX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왕 전 청장이 HD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2020년 5월 KDDX 사업 기본설계 입찰 전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규정을 바꾼 혐의다. 아울러 경찰은 왕 전 청장에 직권남용 외에도 추가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방사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왕 전 청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7월 왕 전 방사청장을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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