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나흘 앞두고 총력 압박에 나섰다. 내부 투쟁을 멈추고 대야 공세로 전환해 반전을 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유로 재판을 공개하자고 당당하게 요구한 바 있다"며 "이 대표도 여당의 선고 생중계 요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 리스크와 비유하며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국 국민들의 선택권을 그런 걸로 박탈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한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 재판 사례를 비유하려면 트럼프 당선인이 재판 생중계를 요구한 사례도 따르라고 한 것이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촉구 장외집회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서도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이재명 재판 생중계 무력 시위를 하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 대표는 사법부의 책임과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본인이 직접 재판부에 생중계를 요청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달이 이 대표의 정치 인생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친윤계, 친한계가 합심해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에 대한 심판 정국으로 전환해 김 여사 특검 요구에 맞서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을 끌어올리기 위한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이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대표 1심 선고 생중계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진종오 의원도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1심 선고에 대응하기 위해 12일 직접 당지도부와 법사위원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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