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면서 용산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내수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다리고 있지만 요동치는 글로벌 대외환경 탓에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들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환율과 증시 불안 우려를 키우고 있다.
13일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410원을 돌파하며 상승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원·달러 환율을 예의 주시하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환율의 변화 양상과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면서 "트럼프 재집권으로 외환 시장과 국내 증시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지만 기회 요인도 상당한 만큼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우리 경제에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후퇴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 가속화가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라면서 "원화뿐만 아니라 유로화·위안화·엔화 대비 달러화가 절대적 우위를 나타내는데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장주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코스피에서 8775억원가량을 순매도했는데, 최다 매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를 향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돼야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트럼프 2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타격도 불가피한 만큼 국내 증시의 자금이탈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율 상승 복병을 만난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28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할 요소다.
용산은 최근의 환율 상승에도 연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단기적인 상승 흐름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일 '국정 성과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기본적으로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하는 것이니 정부가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하 추세, 체감 경기 어려움, 금리 부담으로 인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고통 가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이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기준금리가 내리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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