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종우 거제시장 당선무효에 '지역 술렁'…"현안사업 제동 우려"
    정종호 기자
    입력 2024.11.14 16:11

박 "시민께 죄송", 민주당 "혈세 낭비·시정 공백"…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

당선무효 확정 후 기자회견 하는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법으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4일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자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당선무효가 확정된 이후인 오후 3시께 거제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이제) 거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거제시가 앞으로 우리나라 최고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박 시장은 오후 1시 4분께 시 공무원만 볼 수 있는 인터넷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거제시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시간은 큰 영광이자 자부심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비록 시장직을 떠나지만, 거제와 여러분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낙마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 공무원들은 "올 것이 왔다"며 뒤숭숭한 반응을 보였다.

시에서 5년 넘게 근무한 30대 공무원 A씨는 "박 시장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공직 사회가 조금은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민선 8기 출범 이후 추진되는 지역 현안 사업들이 제동이 걸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 공무원은 "부시장 권한대행 체제 이후 내년에 재선거가 치러지고, 또 전국동시지방선거 일정이 있는데, 자칫 3년 새 시정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이 3번이나 바뀔 수 있다"며 "일관된 시 정책 추진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공직 사회뿐 아니라 시민들 역시 걱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60대 시민 전모 씨는 "그동안 시장이 재판받는 것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여러 말들이 나왔는데 이번 확정판결이 나면서 부끄러움은 유권자들의 몫이 됐다"며 "아모쪼록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거제시정이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회는 박 시장 당선무효 확정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재선거로 수십억원의 혈세는 낭비되고 시민 삶과 거제 발전을 이끌어야 할 시정에는 공백이 생겼다"고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거제시에 따르면 박 시장 당선무효로 정석원 거제시 부시장이 내년 4월 재선거까지 시장 권한대행을 맡는다.

정 시장 권한대행은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간 추진해 온 주요 시책을 공백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이날 확정했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 7∼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팀원이었던 A씨에게 3회에 걸쳐 1천300만원을 제공하고 A씨가 서일준 국회의원실 직원 B씨 등에게 이 돈을 전달하도록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돼 직을 상실한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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