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 '李 유죄 선고'에 대여 공세 고삐…탄핵 거론은 난감
    한혜원 기자
    입력 2024.11.17 06:00

징역형 집유 1심 '정치 판결'로 규정…의원들 '탄핵연대' 활동 확산 전망

"장외 집회는 판사 겁박" 주장 반박하면서도…'방탄용' 의구심 불식 진력

선고공판 마친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4.11.15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민주당은 재차 부각된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대응 방식과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이번 사건의 수사와 판결을 '야당 탄압'이자 '정치 판결'로 규정하며 여권을 향한 공세 고삐를 더욱 죄려는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이 대표가 유죄를 받은 것은 '정적 제거용'이 분명하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상승 요인이 아닌 하락 요인"이라며 "이번 판결로 정권 반대 투쟁이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차원이 아닌 개별 의원 차원이기는 하지만, 이번 유죄 판결을 계기로 윤 대통령 탄핵을 한층 강력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기류가 당내에서 감지된다.

지난 13일 출범한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연대'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 40여명이 모였다. 임기 단축 개헌까지 도모하는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 연대'에도 야당 의원 약 30명(중복 포함)이 가입했다.

두 모임은 이 대표 선고 이후 국회 밖 단체와 결속을 강화하면서 윤 대통령이 조기 퇴진해야 한다는 여론전을 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탄핵 의원연대 관계자는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탄핵 의원연대 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 시민사회와의 연결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법원의 첫 판단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모습.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졌으며 이번 선고는 이 대표가 받는 4개 재판 중 첫 선고이다. 2024.11.14 superdoo82@yna.co.kr

개헌 의원연대 관계자도 "전국에서 야당 당원과 시민을 만나면서 아이디어와 여론을 듣는 일정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전날 개최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3차 집회에서는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박찬대 원내대표), "이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 유죄로 판단"(한준호 최고위원) 등 이 대표 재판에 대한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이처럼 야권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표출되는 강경 기류와 달리, 정작 윤 대통령 탄핵을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거론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탄핵이나 임기 단축 등을 노골적으로 외칠수록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조기 대선 요구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연이은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촉구 집회를 '이 대표 사건 판사를 겁박하려는 집회'라고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장외집회는 이 대표 재판 결과와 무관"하다며 '판사 겁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선고된 이 대표의 1심 형량이 당내 예상치를 훌쩍 웃돈 상황에서 이 사건의 2심과 3심, 그리고 25일 열리는 위증교사 사건 재판에서 이 대표의 의원직 상실형을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처지다.

결국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윤 대통령 관련 의혹 제기를 이어가고 의석수를 앞세워 대여 공세를 강화하면서도 탄핵이나 임기 단축 주장에 대해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거리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탄핵을 직접 거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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