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KF-21 전투기·잠수함 개발 등 MOU…정상외교로 힘 보태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K-방산이 페루에서 육·해·공 전방위 협력을 확대하며 중남미 진출 교두보를 튼튼히 다졌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5∼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는 한국 방산업계와 페루 정부·방산업계 간 다양한 협력 성과가 도출됐다.
이미 페루에는 한국산 무기체계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정상외교를 통해 현지에서 K-방산의 기반을 한층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지상 무기체계 분야에서 K2 전차와 차륜형 장갑차를 앞세운 현대로템은 지난 16일 페루 육군 조병창과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지상 장비 협력 총괄협약서'에 서명했다.
총괄협약은 페루 군 당국의 무기체계 획득 절차에서 개별 무기체계에 대한 개별 실행계획에 앞서 맺는 것으로, 이번 총괄협약 부속서에 대략적인 물량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지난 5월 페루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을 수주해 중남미 시장 진출에 처음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총괄협약을 기반으로 K2 전차와 계열 차량, 차륜형 장갑차 후속 물량 등의 수출을 위한 실무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같은 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페루 국영 항공 전문기업인 세만(SEMAN)과 KF-21 부품 현지 공동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했다.
KAI는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인 페루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과 다목적 전투기 FA-50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제안해 수주를 노리고 있다.
페루는 Su-25와 MiG-29 등 노후 항공기 교체를 위한 차세대 전투기 후보 기종으로 KF-21과 FA-50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2년 한국의 다목적 항공기 KT-1P 20대를 도입한 바 있는 페루는 한국산 전투기에 대한 신뢰가 있다.
한국에서 도입한 KT-1P 물량 20대 중 16대는 페루의 세만이 자국 항공산업 진흥을 위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등 한국과 성공적으로 협력한 경험이 이 같은 신뢰의 기반이 되고 있다.
KAI는 이미 현지에서 검증된 KT-1P 등의 성능과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산 항공 무기 체계 도입의 장점을 적극 선전하며 페루의 예산 범위에 맞는 패키지를 제시, 추가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MOU는 KF-21과 FA-50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이 짙다.
강구영 KAI 사장은 "페루가 KF-21과 FA-50을 도입하면 KAI의 주력 고정익 라인업이 완성되는 첫 수출국이 된다"며 "페루를 생산기지로 삼아 전투기 교체가 시급한 중남미 국가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 역시 같은 날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와 '잠수함 공동 개발을 통한 페루 산업 발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난해 시마조선소와 6천406억원 규모의 함정 4척 현지 건조 공동 생산 계약을 맺은 바 있는 HD현대중공업은 이번 MOU에서 페루 해군 맞춤형 잠수함 개발 및 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시마조선소 현대화와 조선 산업 발전 지원 등 페루 정부와 해군의 후속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중남미에 생산 거점이 될 페루의 함정 사업을 확대하고 양국 간 방산 협력을 이어 나가 K-방산 위상을 높이고 국익 창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사의 MOU 체결식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참석해 양국이 공동 건조하는 함정 명판에 서명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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