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정부가 해외에서 IT 분야 외화벌이 활동을 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한 개인 15명과 기관 1곳에 대해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조선노동당 군수공업부 산하 기관 313총국에 소속된 인사들로, 해외에 주재하면서 외화벌이 활동에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교부는 북한의 IT 조직원 15명 및 관련 기관 1곳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17일 북·러 불법 군사협력과 북한의 핵·미사일 자금 조달에 관여한 개인 11명 및 기관 1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이어 열흘도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칼을 빼든 것이다.
제재 대상 가운데 박흥룡, 윤정식, 리일진, 김경일, 강현철, 김철민, 리금형, 김류성, 황철, 안광일, 한일남, 승철범, 리영림, 박동현 등 14명은 조선노동당 군수공업부 산하 기관인 313총국이다. 중국 선양·단둥·옌지·창춘·다롄 등지에 주재하면서 IT 분야를 통해 외화벌이 활동을 해왔다.
군수공업부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함한 북한의 무기 생산 및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곳이다. 외교부는 313총국에 대해 북한의 해외 IT 인력 다수를 파견하고, 이들 인력이 벌어들인 외화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군수 부문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철민은 미국·캐나다 업체에서 위장취업으로 벌어들인 거액의 외화를 평양에 상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류성의 경우 수년간 미국 독자제재를 위반하면서 지난 11일 현지 법원에 기소됐다.
이 밖에도 IT 인력 상당수를 해외로 보내 김정은 정권에 거액의 군수자금을 상납해온 조선금정경제정보기술교류사, 이 기관의 단둥 주재 단장으로 활동해온 신정호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가상자산 탈취, 해외 IT 인력의 일감 수주, 해킹 등을 통해 불법 외화벌이를 지속하고 있다"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전세계 암호화폐 탈취 금액의 61%에 해당하는 약 13억달러를 탈취했다. 역대 최대 금액이기도 하다. 우리 돈으로 무려 1조 9027억원 상당이다.
이번 제재는 관보 게재를 통해 오는 30일 0시부터 시행된다. 제재 대상과의 금융·외환 거래는 금융위원회 또는 한국은행 총재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며, 허가받지 않을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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