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일 외교 사령탑이 만나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외교 공백'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양국의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사람의 대면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는 첫 대면이고, 일본 외무상의 방한으로 보면 2023년 11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와야 외무상은 방한 첫 일정으로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한다. 일본 측이 먼저 공문을 보내 참배 희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현충원부터 찾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 외무상의 현충원 참배는 2018년 4월 고노 다로 이후 약 7년 만이다. 그전에는 2004년 11월 마치무라 노부다카가 참배했다.
조 장관과 이와야 외무상은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진 한국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한일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자는 데 뜻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1일 계엄 이후 이뤄진 통화에서도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이와야 외무상은 지난 7일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강인성을 믿는다"고 밝혔는데, 이번 회담에서도 '민주주의 회복'에 관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14일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올해 한국과 일본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만큼 '국민체감형 기념사업' 등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외교 당국은 최근 기념행사에 활용할 공식 로고와 슬로건을 함께 발표했으며, 관련 실무 협의도 지속해오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북·러 군사 밀착 등 공동의 안보 의제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야 외무상은 전날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한국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하루빨리 안정을 찾아 한일 및 한·미·일 관계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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