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외교수장이 13일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올해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올해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추진할 기념 사업 등을 구체화하며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보다 발전시켜 가기로 했다. 올해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일본 측의 성의 부족으로 ‘반쪽’으로 파행을 빚은 사도광산 추도식 등 과거사 현안에 대해선 원론적 수준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처음 방한한 이와야 외무상은 이날 청사로 들어서며 ‘이번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엇인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한(한일) 관계를 더욱더 진전시키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회담에 이어 두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공표했다. 일본 외무상이 양자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2018년 4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그동안은 한중일·한미일 외교장관회의 등 다자회의를 위해 방문하거나,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총리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다. 이와야 외무상이 이날 한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것도 의미 있게 평가된다. 역시 일본 외교수장으로는 7년 만의 일이다. 무엇보다 한국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방한한 것부터가 한일 관계 강화에 대한 일본 측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와야 외무상과 조 장관은 12·3 비상계엄 직후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 이날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정병원 차관보와 김상훈 아시아태평양국장, 김흔진 북핵정책과장 등이, 일본 측에서는 나마즈 히로유키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등이 자리했다. 이날 조 장관과 이와야 외무상은 만찬도 함께했다. 이틀 일정으로 방한한 이와야 외무상은 14일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한다. 권한대행 체제 속에서도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 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