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6·25전쟁 당시 21세의 나이로 전사한 참전용사의 유해가 발굴 16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9년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8사단 소속 고(故) 박용수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국유단은 방방곡곡을 찾아다닌 끝에 2022년 3월 유가족인 막냇동생 고 박광수씨로부터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고, 두 차례의 유전자 감식과 분석을 거쳐 발굴된 지 16년 만인 지난해 12월 박용수 일병의 유가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용수 일병의 막냇동생 박광수씨는 월남전에 참전한 후 경찰로 23년간 근무하며 생전 큰 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난해 작고하면서 큰형의 귀환을 보지는 못했다.

박용수 일병은 1928년 9월 경상북도 경주에서 6남 3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1949년 7월 결혼한 후 신혼생활 1년여 만에 6·25전쟁이 발발해 아내, 첫 딸과 뱃속의 아기를 남겨둔 채 군에 입대했다. 고인은 국군 8사단 소속으로 1950년 6월25일부터 27일까지 벌어진 양양-강릉전투에 참전해 북한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

박용수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이날 경북 영천시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박용수 일병의 딸인 박동옥(73·여)씨는 1974년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로 파독 광부와 결혼해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이다.

박동옥씨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어딘가 살아계실 것이란 믿음을 버리지 않으셨는데, 그나마 유해를 찾았으니 아버지를 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어머니와 함께 막내 삼촌이 계신 영천호국원에 함께 모시고 싶다”면서 “아버지의 유해가 돌아와 벅찬 감격과 함께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박용수 일병의 막냇동생 박광수씨의 아내인 이상숙(73·여) 씨도 “남편이 생전 형님을 찾아야 한다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면서 “이제라도 남편이 있는 영천호국원에 함께 모실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국군 전사자는 총 246명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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