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정치
이재명, 또 우클릭…"반도체 주 52시간 예외 논의 시급"
    입력 2025.02.03 11:06
    0

[ 아시아경제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세계가 충분한 노동환경을 보호해가며 합리적으로 필요할 때 집중해 (근로를) 하고 있지만, 우리만 형식적 규제로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의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주재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한 중심을 차지하는 반도체산업과 관련해 국민들은 전 세계를 주도하는 대한민국 중심먹거리 중 하나로 반도체가 계속 성장해 주축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중국의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예외' 조항이 담긴 반도체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반도체특별법이 그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배경은 관련 R&D 직군의 주 52시간 상한 예외를 놓고 산업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여당은 산업계 입장을 고려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초과 근무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동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민주당은 ‘특정 업종에 국한된 예외 규정은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노동계 입장을 근거로 반대해 왔다.

이 대표가 전통 지지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특별법 논의를 직접 꺼내는 데는 최근 '탈이념'과 '실용주의'를 강조한 우클릭 행보와 연관이 깊다. 그가 올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과 부동층의 표심 확보를 위해 꾸준히 보폭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표는 올해 들어 정책 디베이트를 통해 당의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결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날 토론회 이후 이 대표가 기존 정책 기조에 대해 전향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관한 당내 우려의 시선도 감지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아시아경제 통화에서 반도체 R&D 주 52시간 상한 예외에 대해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장시간 노동 환경에서도 하이닉스의 경우 특별연장근로 신청을 한 적이 없었고, 실적은 좋았다. 근로시간 때문에 (경영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반도체특별법에서 주 52시간 예외 적용 여부를 다루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시선도 있다. 국회 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논의하더라도 근로기준법에서 해야지, 특별법에서 근무 형태를 다루기 시작하면 모든 법에서 특별법에 특별조항을 넣어 근로기준법이 무력화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노동계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오전 국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노동시간 적용 제외 도입 논의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대 노총은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을 법정화한 근로기준법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법률안 폐기를 요구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반도체
    #이재
    #클릭
    #특별
    #노동
    #예외
    #국회
    #논의
    #대표
    #산업
포인트 뉴스 모아보기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정치 주요뉴스
  • 1
  • 민주, ‘여직원 폭행·추행 의혹’ 차남준 고창군의원 제명
    서울신문
    0
  • 민주, ‘여직원 폭행·추행 의혹’ 차남준 고창군의원 제명
  • 2
  • 한덕수 재판관 임명 제동…민주 “지명 철회” 국힘 “정치적 판단”
    서울신문
    0
  • 한덕수 재판관 임명 제동…민주 “지명 철회” 국힘 “정치적 판단”
  • 3
  • 라니브 美8군사령관 이임…직무대리에 숀 크로켓 준장
    아시아경제
    0
  • 라니브 美8군사령관 이임…직무대리에 숀 크로켓 준장
  • 4
  • 6만3000명 몰리더니…이재명, 후원금 29억 하루 만에 마감
    아시아경제
    0
  • 6만3000명 몰리더니…이재명, 후원금 29억 하루 만에 마감
  • 5
  • 이재명, 경선 첫날 투표 독려…“진짜 대한민국 완성해달라”
    서울신문
    0
  • 이재명, 경선 첫날 투표 독려…“진짜 대한민국 완성해달라”
  • 6
  • 대구 찾은 한동훈 “계엄 막은 후보 나 뿐…비토하는 사람 설득할 것”
    서울신문
    0
  • 대구 찾은 한동훈 “계엄 막은 후보 나 뿐…비토하는 사람 설득할 것”
  • 7
  • 트럼프 관세전쟁에 궁지몰린 F-35[양낙규의 Defence Club]
    아시아경제
    0
  • 트럼프 관세전쟁에 궁지몰린 F-35[양낙규의 Defence Club]
  • 8
  • 나경원 "이재명 대통령 되면 '드럼통', 내가 되면 '드림통'"
    아시아경제
    0
  • 나경원 "이재명 대통령 되면 '드럼통', 내가 되면 '드림통'"
  • 9
  • 오세훈에 연일 '러브콜'…金 "경의 표해" 洪 "공약 이어받을 것"
    아시아경제
    0
  • 오세훈에 연일 '러브콜'…金 "경의 표해" 洪 "공약 이어받을 것"
  • 10
  • 김문수, 박정희기념관 방문… 한동훈 “AI 200조 투자”
    서울신문
    0
  • 김문수, 박정희기념관 방문… 한동훈 “AI 200조 투자”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투표
  • 스타샵
  •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