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정부가 내전 끝에 독재자를 몰아내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시리아와 수교 체결을 본격 검토한다. 시리아는 북한을 제외하면 UN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한국과 미수교 상태로 남아있는 국가다.
지난 4~7일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국제사회 동향과 시리아 상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며 "시리아 과도정부의 수교 관련 환영 의사가 확인된 만큼 수교 관련 검토를 본격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리아는 1966년 북한과 공식 수교를 맺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면서 대표적인 북한 우방국으로 꼽혔다. 그러다 2011년 3월 이른바 '아랍의 봄' 사태를 계기로 독재 정부에 대한 전국적 반발 운동이 일었고, 이후 테러전으로까지 비화하면서 60만명이 사망하고 140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중동 지역에서는 최대 비극으로 꼽힌다. 반정부 운동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정권은 생존했으나, 지난해 12월 이란과 러시아 등 우방국의 지원이 약해지면서 아사드 정권이 축출됐고 현재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과도정부가 들어선 상태다.
한국 정부 당국자가 시리아 본토를 방문한 것은 2003년 정부대표단 방문 이후 20여년 만이다. 특히 외교부 차원의 대화가 이뤄진 것은 1992년 이후 약 33년 만이다. 유엔 회원국의 마지막 미수교국에 외교관이 방문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고, 향후 수교 체결로 이어질 경우 한국 외교의 지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한국 외교부 당국자의 방문에 아스아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과도정부 외교장관은 "열린 마음으로 환영한다"며 "새로운 시리아는 한국과 새롭게 양국 간 관계를 수립하고자 희망한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이 당국자가 전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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