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프랑스 유력 일간 르몽드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개입된 무속인에 대해 집중 조명하며 한국의 샤머니즘을 소개했다.
르몽드는 14일(현지시간) 12·3 비상계엄을 ‘실패한 쿠데타’로 평가하면서 “한국의 윤 대통령과 그 부인이 무속인들에게 조언 구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는 과정에 무속인들이 개입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민간인 신분으로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하며 내란 사태의 비선 실세 노릇을 한 무속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르몽드는 “‘안산 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무속인으로 활동한 노씨는 후임 정보사령관에게 연락받고 윤 대통령의 계엄에 가담했으며, 자신의 무속적 인맥을 활용해 작전의 성공을 보장했다”고 했다. 특히 무속인으로 활동하면서도 다른 무속인에게 조언을 구한 점을 흥미롭게 봤다. 노 전 사령관은 2022년 점집을 찾기 시작해 2023년부터 나랏일에 대한 점을 보기 시작했다. 계엄을 앞두고서는 무속인 ‘비단아씨’를 통해 군의 잠재적 배신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르몽드는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을 맡고 2022년 대선 당시 윤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약했던 무속인 ‘건진 법사’ 전성배 씨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에 대해 “오랫동안 김건희 여사와 그의 문화 이벤트 회사인 코바나컨텐츠에 조언해왔다”며 윤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설득한 인물로도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무속인 ‘천공’을 두고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그가 “우리는 열흘에 한 번 정도 만난다”고 자랑했다며 이 때문에 대통령의 ‘멘토’라고 불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손바닥에 임금을 뜻하는 ‘왕’(王)이라는 글자를 적고 다니고,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로 옮기기로 한 것도 천공의 조언 때문이라는 시선이 있다고 했다.
르몽드는 계엄의 큰 축을 담당한 무속에 대해 “한국의 샤머니즘으로 불교와 유교, 도교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 신앙”이라며 “한국 정부는 약 30만~40만명의 무속인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1200만 관객을 불러들인 점을 상기하기도 했다.
르몽드는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베팅이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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