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머지않아 찾아뵙겠다”며 당대표 사퇴 두 달 만에 복귀를 예고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부터 같은 달 16일 대표직에서 사퇴할 때까지의 2주를 기록한 책을 내놓으며 공식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책을 한 권 쓰고 있다”며 복귀를 예고했다. 한 전 대표가 소셜미디어(SNS)에 직접 글을 쓴 것은 지난해 제주항공 사고 이후 처음이다. 현재 친한(친한동훈)계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전 대표의 복귀를 예고하며 등판 시기를 조율 중이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 변론 이후 공개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3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한 전 대표가 처음으로 내놓는 책도 관심을 끈다. 한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직후 집필 구상을 세웠고, 탈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선포 후 계엄령 해제 주도,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 요구와 ‘내란 자백’ 당론 탄핵 요구 등의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정치인 체포’와 관련해 한 전 대표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진술 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공개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관계도 관심사다. 또 지난해 4월 참패로 끝난 22대 총선과 관련해선 한 전 대표의 시각에서 백서 수준의 내용이 나올 전망이다. 책 출간과 함께 복귀를 예고한 만큼 ‘북콘서트’로 전국을 도는 공개 일정도 자연스럽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의 ‘컴백’ 예고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실 윤 대통령이 탄핵과 구속을 당하고, 당이 분열되고, 보수가 이렇게 몰락할 계기를 만든 장본인이 누군가. 뻔하지 않나”라며 “지금은 한 전 대표가 기지개를 켤 시간이 아니다. 자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복귀하면 국민의힘 차기 주자들의 물밑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여권 주자들은 아직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견제에 돌입했다.
홍 시장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장관이 “김구 선생은 중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 답변과 관련해 15일 페이스북에 “기상천외한 답변을 하는 것은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썼다. 이어 “독립운동의 영웅 김구 선생의 국적이 중국이었다는 망발도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다. 보수 지지층을 두고 다투는 경쟁 관계인 만큼 일찌감치 김 장관을 보수 주류가 아닌 ‘극우 비주류’로 분리하겠다는 전략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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