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현직 고교 교사가 문항공급조직을 구성해 사교육업체와 강사에 판매하고 6억6000만원 상당을 수취한 사실이 적발돼 감사원이 해임 조치를 통보했다. 이들은 현직 교원으로 있으면서 조직적으로 문항 거래를 해오거나 수능 등 출제위원으로 참여, 학교시험에 사교육업체 판매 문항을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8일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실태 점검'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사교육업체로부터 5000만원 이상을 수취한 교원의 문항 거래 행위를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항거래가 확인된 조치대상 교원 249명은 문항거래를 통해 총 212억90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기의 사교육업체 문항거래 규모는 198억8000만원으로 93.4%에 달했으며, 특히 서울의 경우 대치동, 목동 등 대형 사교육업체가 집중된 지역 소재 학교 교원들의 문항거래가 많았다.
이들은 과학(66억2000만원·31.1%), 수학(57억1000만원·26.8%) 등 수능 주요 과목을 대상으로 문항거래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최근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도 문항이 수능에 계속 출제되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문항 발굴이 사교육업체의 주요 경쟁력으로 부각, 수능에 맞춘 문항 출제능력을 가진 교원에 대한 수요가 증대한 것이 배경"이라며 "교사와 업체의 1:1과 조직적 형태로 문항거래를 하고, 상호 소개를 통해 문항 거래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직 고교 교사인 A씨는 2019년 출제·검토위원 경력 교원 총 8명을 섭외해 문항공급조직을 구성하고, 같은 해부터 2023년 5월까지 2000여개 문항을 사교육업체와 강사에 판매, 6억60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감사결과 확인됐다.
또 고교 교사 B씨는 2019년 자신의 배우자가 업체C를 설립하자 현직 교원 36명의 문항제작진을 구성해 사교육업체 등에 문항을 판매함으로써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업체C 매출을 19억원 가까이 올리고 이중 3억원은 자신이, 1억1000만원은 업체 영업이익으로 수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부터 EBS 수능연계교재 집필진으로 참여한 또 다른 교사 D씨는 같은 해부터 2021년까지 8000개 문항을 강사 E씨에게 판매하고 5억80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사교육업체와 문항거래가 확인된 교원 249명 중 220명은 교육부에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하고, 비위의 정도가 크다고 판단되는 교원 29명은 엄중히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어 징계요구(8명) 또는 비위통보(21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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