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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개헌론' 확답 피한 이재명 "내란 극복 집중…선거법 2심 '낙관'"(종합)
    입력 2025.02.2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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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을 '중도보수'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진보의 가치를 버린다는 게 아니라 중점을 실용에 두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헌론 요구가 커지는 것에 대해선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확답을 피했다.

근로소득세 완화 문제에 대해서는 "좌우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형평성의 문제"라고 말했고, 상속세 완화 논의에 대해선 "완화한다고 재정 불안이 생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중도보수쯤 있다고 판단"

이 대표는 19일 오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민주당의 입장과 위치는 중도보수쯤 있다고 판단한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실제 중도좌파 또는 진보는 새로운 영역들이 맡아야 된다고 본다. 그게 우리 사회 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표현이 과했는지 모르지만 그 생각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당대표가 됐다"며 "오른쪽이 다 비었으니 건전한 보수, 합리적 보수 역할도 우리 몫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새날TV'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다. 실제 우리는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고,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보수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 보수를 참칭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민주당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 그 역할을 상당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상태로 보면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진보적 가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기본적 가치를 우리가 버리자는 얘기를 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성장 또는 보수적, 안정적 가치, 기본적 헌정질서의 회복과 유지, 이러한 것들이 훨씬 더 중요한 보수적 가치 아니겠느냐.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금은 내란 극복 집중…개헌 언급 블랙홀 것"

이 대표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서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개헌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라는 패널 질문에 "현재 개헌 이야기를 하면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헌 이야기를 할 경우) 빨간 넥타이 매신 분들이 좋아하게 된다"며 "탄핵 문제와 헌정 질서 회복 문제, 헌정 파괴에 대한 책임 추궁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로서는 그(개헌 논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게 어려운 국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오히려 안 될 수 있다"며 "급하지 않다. 지금은 헌정 질서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역대 대선 후보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개헌 논의를 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지적에 대해선 "저는 지난 대선 때 제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명확하게 낸 개헌안이 있다. 임기 1년을 단축해서 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에 사회자가 '그 개헌 방식에 대한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라고 재차 묻자 이 대표는 "그 얘기는 안 하기로 했다"고 확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현행 대통령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는 "권력의 집중이다. 과도한 집중"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선거법 위반 혐의 2심 "낙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2심 결과가 앞으로 대선 출마 등 정치 행보에 영향을 주느냐'라는 질문에 "가정적인 얘기다. 온갖 억측을 다 할 거라서 말하기 부적절할 것 같다"면서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재직 시 내란·외환을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라는 질문에는 "소는 기소를 말하고, 추는 소송 수행을 말하는 것이라서 (재판이) 정지된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2심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과 소송통지서 미수령으로 재판을 고의 지연하고 있다'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팩트와 전혀 다르다. 변호사를 선임하나, 안 하나는 전혀 재판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소송 서류를 안 받았다는 것은 집에 아내가 없어서 못 받았다가 국회로 (서류가) 와서 바로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오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심리 종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1심에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CBS 저격글 "내 뜻에 부합해 올린 것"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 후 1시간 만에 삭제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비판 글에 대해서는 "내 뜻에 부합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올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실이 계정관리자의 실수라며 글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 "(실무자가) 최종 확정을 안 받고 한 것이고, 별로 안 좋아 내리겠다고 해서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현정의 뉴스쇼'를 겨냥해 비판의 글을 올린 후 1시간여 만에 삭제했다. 지난해 8월28일 자 방송을 링크하며 "김현정의 뉴스쇼가 대체 민주당과 이재명에게 왜 이렇게 심하게 하나 했더니 이런 악의적 프레임이 다 이유가 있던 모양"이라고 적었다.

당시 패널로 나온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야당을 상대하는 관계는 과거 북한을 상대하는 미국과 대한민국 정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측은 이 내용을 편집하며 윤석열 대통령 사진에 '미국',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에는 '한국', 이 대표 사진에 '북한?'이라고 표시했다.

이 대표는 이에 "(사진을 보면) 이재명은 북한과 같은 존재다. 소위 종북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전 재판에 대해서도 아주 악의적인 것들이 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반적인 언론 보도에 대해선 "언론은 저한테 불리한 것은 '단독' 이러면서 신속히 보도하고, 내가 무죄판결을 받으면 별로 보도가 없다"며 "압도적 다수 언론은 노력하고 있다. 총량으로 따지면 저한테는 마이너스 쪽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 자유는 보장돼야 하는데 방종까지 보호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월급쟁이들 너무 억울해…방치하면 안 된다

이 대표는 근로소득세 감면과 상속세 완화의 뜻도 거듭 밝혔다. 다만 근로소득세에 대해선 물가상승률을 온전히 반영하면 10조원 이상 줄어드는 세수를 어느 정도 선에서 조정할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근로소득세를 감면하면 재정 불안이 생기지 않겠느냐'라는 패널의 지적에 "지금 월급쟁이들이 너무 억울해 이 상황을 방치하면 안 된다"며 "근로소득세에는 과세표준(세액 산출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라는 게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세율이 높아지는데 물가가 올라 실제 임금은 그대로인데, 명목 임금이 오르면서 과표가 바뀌고 세금이 확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로소득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늘면서 월급쟁이들이 너무 억울한 것"이라며 "대기업의 초과 이익에 대해선 세금을 깎아주면서 이것을 방치하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물가상승을 반영해 (과세표준을) 바꾸면 12조원 정도 연간 세수가 줄어든다고 한다"며 "그럼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선에서 조정할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속세 완화에 대해선 "완화한다고 재정 불안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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