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홈페이지를 통해 승차권을 다량구매 후 취소해 불편을 끼치는 이용객에 대한 모니터링을 허술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총 취소금액이 1억원 이상인 5명은 최근 5년 동안 총 29억3000만원의 승차권을 구매한 후 99.2%에 달하는 29억800만원의 승차권을 취소했지만 철도공사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감사원은 20일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철도공사에 철도승차권 다량구매·취소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준을 합리적으로 보완하는 등 적정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승차권을 다량구매 후 취소하는 이용객을 모니터링하고 회원 탈회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톡(앱)이 아닌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구매한 회원, 우수회원, 운행일에 취소하거나 1일 전에 취소하는 회원 등을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간 취소금액 1000만원 이상, 취소율 95% 이상인 고객 139명 중 16명만 모니터링으로 적발하고, 나머지 123명(88.5%)은 적발되지 않았다.

아울러 철도공사는 콘크리트 침목의 유지·개량을 위해 2022년과 2023년 A업체와 침목 25만개의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현장에 반입한 후 궤도에 설치했는데, 실제 납품은 A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가 했으며 철도공사는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기간 중 A업체가 납품한 곡선용 침목 1990개를 샘플 점검한 결과, 점검대상 중 13%(259개)가 규격에 미달하는 등 불량 침목으로 열차운행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직접생산 의무를 위반한 A업체에 대해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적정한 조치를 하고, 규격미달 침목은 전량 교체하는 등 적정한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면서 "납품검사 업무를 부당 처리한 관련자 5명에 대한 징계처분과 관련자 1명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감사원이 2021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사 직원 186명에 대한 처분을 확인한 결과 각각 37명, 44명이 징계 없이 승진하거나 표창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사 등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당일에 열차를 운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 병가를 내거나 근무 시간 중 노조 활동을 신청한 공사 직원 260명이 해외여행을 가거나 경마장을 출입한 사례도 적발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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