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회 봉쇄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비상계엄 포고령 1호에 적시된 정치활동 금지 조항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파업·태업·집회를 금지한다는 포고령 내용에 대해서도 “그런 내용이 계엄 포고령에 포함됐다면 내용이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계엄에 반대하느냐’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반대한다”고 했다. ‘1980년 신군부 비상계엄 확대로 계엄군의 무력진압 사태를 겪었고, 5공화국 때도 계엄에 쫓겨 다닌 적이 있는 걸로 들었다’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도 “맞다. 저는 계엄 때마다 늘 쫓겨 다녔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계엄이 대통령 고유 권한이냐’는 질문엔 “헌법에 나온 권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대통령이 했다고 할 수가 없는 부분이 있고, 지금은 현직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했다”며 “이 선포에는 권한이 있는 것이고 이것이 옳으냐 그르냐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하는 게 가장 좋은 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씨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지만 여권 유력 대권 주자인 김 장관에 대한 검증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김 장관이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해철 민주당 의원이 질의하던 중 12·3 비상계엄에 대해 “불법 계엄”이라고 언급하자 김 장관은 “불법인지 아닌지는 봐야 될 것 아닌가. 의원이 판사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헌법재판소 판결 중에 잘못된 것도 많다”며 “헌재를 고쳐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탄핵 국면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김 장관은 안호영 환노위원장을 향해 “회의 주제(오요안나씨 사건)와 관련된 내용을 (질의)해야지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를 묻는 것은 답변을 안 하겠다”며 “환노위에서 지금 무슨 계엄 특검을 하나”라고 맞섰다.
김 장관의 대권 행보를 비판하는 질의도 나와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이 지난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점을 거론하며 “‘탄핵이 기각되길 바란다’는 장관의 말과 보여 주는 일정과 메시지는 편차가 심하다. ‘대선을 준비하고 있구나’ (생각하게 한다) 한마디로 표리부동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김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은) 당연히 찾아뵙는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의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31%, 김 장관 10%, 오세훈 서울시장 8%, 홍준표 대구시장 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순으로 집계됐다. 김 장관이 이번 조기대선 국면에서 여론조사에 처음 등장했던 1월 3주차 13%에서 4주차 14%, 2월 1주차 12%, 2주차 13%에 비해 떨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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