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에 최근 불거진 '민주당 우클릭' 논란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중도 외연 확보를 위해 '성장' 키워드에 주력하고 있지만 기존 핵심 지지층인 노동계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이 대표는 한국노총을 만나 "'성장중심 우클릭' 얘기가 나오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장시간 노동을 하다 죽어 나가면 안되고, 극단적 선택 1위 국가 이런 것도 고쳐야 한다"며 "현장에 계신 노동자 여러분과 민주당이 함께 힘을 합쳐 해나가자"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클릭을 문제 삼는데 경제성장에 집중한다는 것은 역대 정권이 했던 일"이라며 "복지 확대, 정의로운 사회 목표를 지금도 잊지 않지만, 이 목표를 이루는 과정으로 성장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야당 입장에서도 우리 경제가 망가졌기 때문에 성장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도보수라고 했더니 진보 정책을 다 버렸냐고 한다"며 "상황에 따라 여건에 따라 어느 쪽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것이지 없어지는 개념이 아니다"고 했다.
최근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에 대한 여야의 견해 차이로 상임위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던 반도체특별법에 대한 입장도 늘어놨다. 이 대표는 "기존 (예외 근로) 제도는 승인 절차가 필요하긴 하지만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며 "사용자 측도 '주 52시간제가 필요 없지만 대신 기존 변형 근로제도를 노동부가 쉽게 승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는 노동부가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니 직무대행은 고시 바꾸는 것에 대해 동의해달라고 했고, 이에 당신들 권한 범위 안에서 하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해서 한다면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는데 차이가 있는 것처럼 곡해하는 것은 일종의 도발"이라며 "상식선이 부당하면 안 되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민주당에 ▲법정 정년 연장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재추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조항 폐기 및 실노동시간 단축 ▲시민 공론화 결과를 반영한 연금개혁 등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간담회 이후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년 연장과 관련해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당에 정년 연장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며 "노동계, 경영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고 했다.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당론 추진 등 제안 사항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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