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을 '중도 보수’'로 규정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것(중도 보수 정당 선언)을 용인하면 앞으로 숱한 의제를 물러서야 할지 모른다"며 "실용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고 대표가 함부로 바꿀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 성장과 복지의 균형, 시장 방임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어찌 중도 보수 정당이겠나"라며 "탄핵과 정권교체에 집중할 때라면 제발 그렇게 하자. 설익은 주장은 분란을 만들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은 장차 진보 진영과의 연대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도와 합리적인 보수층 마음까지 얻고 싶은 것은 모두가 같지만, 단순히 우클릭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에겐 자신이 사실과 달리 좌파 혹은 진보로 인식되고 있다는 불편함이 있어 보인다"며 "그 불편함이 우클릭 강박관념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 하나 우클릭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금 민주당의 리더십에 필요한 것은 신뢰감과 안정감"이라고 평가하면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두 쪽 난 사회를 통합해내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그간 중도를 향해 "정체성 잃고 애매모호하게 왔다 갔다 하면 오히려 의심받는다", "(중도는) 부패 기득권의 은폐용 갑옷"이라고 발언하다가 최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성장을 강조하며 정책적으로 '우클릭'을 해왔다. 19일에는 "민주당은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했다. 전날도 "저희는 진보가 아니다, 중도·보수 포지션을 갖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분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말한 중도 보수는 사실상 '두길 보기 정치사기'이고 실용주의 역시 '양다리 걸치는 기회주의'"라며 "선거 공학만 머리에 있을 뿐, 국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당이면 파리도 새다"고 평가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내던 2016년 11월 27일 '중도 프레임에 속지 말아요. 이재명은 중도 코스프레 안 합니다'라고 써서 올린 글을 캡처해 공유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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