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갈등 끝내야” 출마 선언
홍준표 “탄핵 반대지만 대선 준비”
국민의힘 차기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탄핵 인용 및 조기 대선 시나리오, 이른바 ‘플랜B’에 대한 공개 언급이 부쩍 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변론이 25일로 확정되고 ‘5월 장미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며 그간 암중모색하던 주자들이 ‘큰꿈’을 감추기 힘들어진 모양새다. 하지만 주자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인 데다 정당 지지율도 중도층 이탈 폭이 커지며 여당에는 험난한 레이스가 예상된다.
차기 주자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 표결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예고했다. 그는 ‘오늘 회견을 대선 출마 선언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여러분들 생각하시는 대로 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시대교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교체”라며 “합리적, 도덕적인 정치를 복원하자”고 제안했다. 정치 복원 방안으로는 대통령과 국회의 권력을 동시에 축소하는 개헌론을 꺼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탄핵은 반대, 대선은 준비’로 요약된다.
그는 지난 21일에도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에 하나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때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박근혜 탄핵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정권을 그저 헌납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탄핵 대선을 치러 본 ‘경력직’으로서의 강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세훈 vs 이재명’ 구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던지는 상속세 개편, 추가경정예산(추경) 소비쿠폰 등 논쟁적 이슈를 조목조목 따지는 메시지 전략이 두드러진다. 오 시장은 이날 “상속세 개편은 ‘서울 집 한 채 가진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미봉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 현실과 자산 축적 구조 변화를 반영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26일 저서 출간 이후 복귀가 예상된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시간을 침해하지 말라”며 비판 메시지를 냈다. 그러자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그냥 한동훈이 책 낸다고 하고 예약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니 배가 아프든가 아니면 겁이 난다고 하시는 게 차라리 솔직하지 않을까”라고 맞받았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중도보수 정당론에 대해 “이 대표가 진짜 노리는 것은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덮어 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커녕 안방까지 내줄지도 모른다”면서 “이 대표의 ‘신종사기’에 국민들이 속지 않도록 보수는 중원경쟁에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탄핵과 조기 대선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중도층 공략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한국갤럽, 18~20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민의힘(22%)의 중도층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42%)에 20%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갤럽의 전주 조사에선 국민의힘 32%, 민주당 37%였는데 일주일 사이에 격차가 5% 포인트에서 20% 포인트로 벌어진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중도층 이탈 조짐에 대해선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표에 대해선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국민의힘은 늘 수도권과 정년, 중도 중심의 방향으로 중도층을 향해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인용 또는 기각과 관련해선 “아직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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