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5월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도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하던 비판의 시선을 여권 쪽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야당과 대선 연대를 준비하는 ‘야당 빅텐트’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비명계 대선 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찬 회동을 한다. 27일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던 임종석 전 실장을, 28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연이어 만난다. 김두관 전 의원과도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친문(친문재인)계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1일에는 박용진 전 의원과 만나는 등 통합 행보를 이어왔다. 이는 장미 대선으로 불리는 5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은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전국 단위의 조직인 청년위원회와 대학생위원회를 출범시켜 청년 세대와 접점을 넓히고 의제 발굴을 주도하겠다고 알렸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결성한 조직 ‘먹사니즘 전국 네트워크’도 출범시켰다. 당내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 대표는 종교계와의 소통 행보를 이어가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섰다. 24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을 차례로 예방한다. 오후에는 경제·주식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 출연해 자신의 경제관과 정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삼프로TV는 구독자 264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이다.
친명계 원외조직이 비판의 화살을 외부로 돌린 것은 내부 긴장도를 높이는 행위를 자제하고 단일 대오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더민주혁신회의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 논쟁하는 것 자체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개헌 등 현안을 놓고 (친명계와 비명계 간) 이견이 있긴 하지만 내란 극복과 국정안정을 위해 단일하게 대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김 전 지사와 회동하며 야권 통합 시그널을 보낸 것이 지지자들에게도 전환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경수 전 지사와 박용진 전 의원 등이 이 대표와의 만남을 전후로 해서 통합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다만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와 개헌 논란 등 민주당 내부 균열로 이어질 수 있는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조기 대선이 실제로 현실화할 경우 비명계 대선주자들이 정치적인 차별화를 위해 각을 세울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대표 측은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란 입장이지만, 비명계에서는 생각이 다르다. 비명계 원외 모임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민주당 의원은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대표는 정치적 계산을 내려놓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개헌 논의에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혁신회의 핵심 관계자는 "(계엄은) 헌법이 문제가 아니라 헌법을 안 지켜서 생긴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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