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순한 정치적 비판을 넘어 조기 대선을 내다보고 판짜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의원은 24일 자신의 SNS에 "운전이든 정치든 이렇게 하면 사고 난다"며 이재명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정치 공간에서 차선 물고 달리고, 급정거·급출발을 반복하고, 깜빡이 없이 차선을 바꾸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급격한 정책 변화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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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좌회전할 거면 1차로에서, 우회전할 거면 가로변 차로에서 깜빡이를 정확히 켜고 방어 운전을 하면서 진입하라"며 변화를 주는 이유나 사전 준비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1차로에서 우측 깜빡이를 켜고 있으면 국민은 대체 뭐에 취해서 핸들을 잡았나 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탑승한 차는 당신의 개인 실험장이 아니다.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운전을 하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론하며 "평생 깜빡이를 넣고 한 차선씩 변경해 오신 분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보도블록까지 올라가실 분위기"라며 극우화 경향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지지자들은 2019년 2월 이 의원이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 택시 기사 체험을 할 당시 사이드미러를 접은 채 운전했던 사진을 공유하며 "사이드미러 접고 앞만 보고 운전했던 이준석이 할 말은 아니다. 좌우를 살피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갈라치기를 해왔다"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의 이러한 비판은 최근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선언한 것과 맞물려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극우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형식적 보수 역할조차 포기한 현 상황에서는 민주당의 중도 보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이 중도 보수까지 포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난핵심판 결정 전까지 현재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유승민 전 의원 등은 적극적으로 중도층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도층·수도권·청년층(중·수·청)에서 정권교체 지지 여론이 높게 나타나는 상황이기에 "중원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의 이 대표 비판은 차기 대선을 겨냥한 판짜기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이 의원이 화성시을(동탄)에서 보여준 전략과 유사하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동탄은 65 대 35로 민주당이 우세한 곳이었다. 민주당에서 27%, 국민의힘에서 16% 지지율을 가져와 43% 득표율로 당선했다"고 밝혔다. 대선에서도 유사한 형식의 뒤집기를 꿈꾸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 대표와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을 우경화된 극우 정치 세력으로 규정하고, 합리적 보수와 중도·무당층을 흡수하는 전략이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현장 방문지로 지난 14일 난임 센터를 선택한 것도 젊은 층이 많이 포진해 있는 중도·무당층을 겨냥한 행보로 분석된다. 이 의원과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밀어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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