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검찰 출신 정치인이라는 일각의 편견과 관련해 "3년 동안 그 어느 누구 보다도 전례 없이 강도 높은 단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검찰을 관둔 뒤 행정관료와 정치인 등을 거치면서 지도자에 필요한 경험을 쌓아왔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26일 출간한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등 검찰 출신 정치인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검찰 출신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는 지적과 관련해 "검사할 때 검사 중에서 이방인 같았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술도 안 먹고, 상사 말을 무조건 따르는 것도 아니고 수사할 때 큰소리친 적도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향후 대권에 도전하더라도 윤 대통령과 같은 검찰 출신이라는 인식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아 왔다. 평생 검사만 하다 갑작스레 정계에 입문해 대통령이 된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정치 이력이 비슷하지 않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전 대표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으려면 조직 운영이나 정치 일선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법무부 장관 2년 동안 야당과 단신으로 맞서고 검수완박을 바로잡는 검수원복 시행령 등 꼭 필요한 것들을 해내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표로 있으면서 총선을 치르고, 계엄과 탄핵까지 겪으면서 험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검찰을 관둔 뒤 3년 동안 장관과 비대위원장, 당대표 등을 겪으며 정치 경험을 쌓아왔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겪지 못한 검찰 이외의 정치인 등의 경험을 쌓아왔다는 것이다.
검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도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검사들이 상명하복 문화가 강해 체제에 순용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고 그걸 약점으로들 지적하는데, 지난 1년간 가장 용기 있게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던 사람이 저였다"며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좌고우면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오직 원칙에 따라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상명하복 같은 조직 보호 논리에 물들어 있었다면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을 맨 앞에서 제가 막지 못했을 거"라고 설명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특유의 야당과의 격렬한 논쟁 이미지와 달리 "싸우는 것을 싫어한다"고도 했다. 그는 "평생 남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해 왔다"면서도 "공적인 위치에서 이재명 대표나 야당과 맞서 싸우다 보니 조금 날카로운 이미지가 생긴 것은 맞다. '조선제일검'이니 '1대 180'이니 하는 별칭도 그렇다. 그러나 일상에서도 그렇게 막 싸우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며 "잘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해야 한다. 싸우는 걸 싫어한다고 했지만, 이건 공적인 직무의 영역"이라고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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