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북한이 지난 26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했다고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군은 발사당일 이를 인지해 추적 감시했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북한군 서부지구 미사일연합부대 해당 구분대가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들은 7961초, 7973초 동안 1587㎞의 타원형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 김 위원장은 훈련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강력한 공격력으로 담보되는 것이 가장 완성된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면서 “핵무력과 관련해 철저한 임전태세를 갖추고 사용을 만반으로 준비함으로써 믿음직한 핵방패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영구적으로 수호해 나가는 것은 공화국 핵무력에 부여된 책임적인 사명과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보도에 대해 “군은 지난 26일 북의 순항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했으며, 오전 8시경 북한이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 감시했다”면서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참은 “우리 군은 현 안보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도발은 올 들어 네 번째로, 지난달 25일 해상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이 불화살-3-31 등 기존 순항미사일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지금껏 이를 시험용으로 발사해 왔는데, 이번엔 훈련인 데다 배치된 부대명까지 공개가 됐다”면서 “비행거리·시간도 상당히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위시한 한·미·일이 최근 북한 비핵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이에 맞서 자신들의 핵 운용능력 및 투발수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 연구위원은 “지난달 25일 발사 때와 달리 이번 발사 땐 핵(核)이라는 표현을 분명히 해 수위를 높였다”면서 “훈련과 발표 사이 시간차를 둔 것은 한미 양국의 포착능력에 대한 일종의 심리전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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