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을 찾아 "북극항로 문제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5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야권 열세 지역인 부산의 숙원 사업을 언급하며 표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부산항만공사 신항사업소 부산항홍보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박 시장께서는 북극항로 문제가 시급한 문제라기보다는 중요한 문제에 가깝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극항로는 규모가 작지만, 정기항로가 개척돼서 운행 중"이라며 "2030년대가 되면 활발하게 이용되지 않겠냐고 모두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도 급격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러시아와 북한, 미국과 북한 관계도 상당히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세계지도를 보면 북극항로 중간쯤 대한민국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동남권이 중요한 항만의 요충지"라며 "해운업이 선점 효과가 큰 영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지방이 어려운데 특수한 상황이 겹쳐 심각한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며 "앞으로 부산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논해 보겠다"고 했다.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해선 "지방자치와 분권 강화는 민주당이 다른 어떤 정치세력보다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이라며 "조금 더 관심을 높이고 많은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는 쪽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면 박 시장은 부산시의 당면 과제인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더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이 대표를 향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만나기보다 10배는 어려웠는데 기껏 자리 마련해서 (부산시 현안에 대해) 간곡히 요청하고 정황을 설명했음에도 냉담하게 대응했다는 것은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넘어서 우리 부산시민들을 냉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을 찾아준 것은 감사와 환영을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가 지역 현안에 대해서 입장을 내지 않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히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차담이 송 신부의 건강상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송 신부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서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2005년 사목직에서 은퇴한 후 범야권 원로로서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왔다.
송 신부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이낙연 후보의 공동후원회장을 맡은 만큼 이날 만남을 앞두고 이 대표의 야권 통합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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