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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소종섭의 속터뷰]조해진 "국민의힘 지속가능성에 회의적"
    입력 2025.03.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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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국회 정보위원장·교육위원장을 지낸 조해진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3선)이 6일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조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보수 가치에 합당한 정당인가에 회의적"이라며 "탄핵 인용 여부나 대선 승패에 관계없이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만약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누가 이재명을 이길 수 있나"를 생각할 것이기에 국민의힘 대선 주자 지형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구(김해시 을) 민심은 어떤가.

계엄 초기에는 충격받고 굉장히 부정적으로, 비판적이었다. 탄핵에 대해서도 지지하는 쪽이 강했다. 그런데 한두 달 사이에 확 바뀌었다. 지역구 시·도의원들도 초기에는 속된 말로 망했다고 했는데 이젠 한번 해볼만하다로 바뀌었다. 바뀐 것이 지표로 보인다.

보수정당에 속한 대통령이 10년 사이에 두 명이나 탄핵 소추됐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보수 정당의 정치적 DNA가 약하기 때문이다. 진보 좌파 정당들의 전략·전술에 관해 관심도 적고 어찌 보면 무지하다. 보수 정당은 선거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승복하는 마음이 있다. 선거가 끝나면 억울해도 다음 임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다른 수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쪽 정당은 선거는 집권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다음 5년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탄핵을 통해서 도중에 끌어내리는 것도 플랜B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때도 취임한 지 석 달밖에 안 됐는데 광화문 촛불 현장에서 하야·퇴진·탄핵이 나왔다. 그때는 이명박 정부가 대응을 잘해서 넘어갔다. 민심을 받아들이고 대통령이 사과하고, 청와대 참모진이 대거 사퇴했다. 저쪽에서 탄핵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때는 성공했다. 이번에 또 시도하고 있다.

집권 세력 스스로 잘못한 부분도 있지 않나.

탄핵 환경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줬다. 첫째는 자중지란, 분열을 통해서 집권 기반을 스스로 축소했다. 박근혜 대통령 때는 취임하자마자 이명박 정부 청산 작업을 했다. 그때부터 바로 분열이 일어나 친이명박계가 정권 지지 기반에서 멀어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하자마자 이준석 대표와 그 세력을 잘라내 스스로 집권 기반을 무너뜨렸다. 정권이 민심 이반 행위를 계속했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기반이 약화하니 저쪽에서 볼 때는 탄핵을 추진할 수 있는, 빌드업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됐다. 이번에도 탄핵이 성공하게 되면 진보 좌파 정당에 의한 탄핵이 새로운 뉴노멀이 될 판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보는가, 기각될 것으로 보는가.

정치권에서는 탄핵 인용을 당연한 것처럼 보는 것 같다. 언론도 다수가 그런 흐름인 것 같고…. 그러나 객관적인 상황을 보면 탄핵이 그렇게 당연한가 싶다. 일단 박근혜 대통령 때는 탄핵 분위기가 거의 대세였다. 그런데도 내 기억에는 내부적으로 탄핵 반대가 2명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합의해서 전원일치로 파면하긴 했지만….

지금은 대통령 지지율이 거의 50% 가까이 나오고 당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거리는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가 탄핵 찬성 집회 참석자보다 훨씬 많다. 일부 재판관들이 무리해서 헌법재판소의 공정성·신뢰성도 땅에 떨어졌다. 결과를 좀 지켜봐야 한다.

'보수'에 대한 규정이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것 같다. 조 전 의원은 무엇이 '보수'라고 생각하는가.

주인 의식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책임지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하고, 이끌어야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인 의식과 책임 의식이 보수의 기본이다. 그걸 바탕으로 해서 인간의 존엄성이라든지, 생명의 가치, 가족의 가치의 중요성 그리고 공동체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보수다. 급진적인 개혁이 아니라 점진적인 개혁을 통해서 나라를 성장시켜 가고 내실 있는 국가 발전을 이루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보수의 대표 격으로 세 분을 꼽자면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 혁명가, 박정희 대통령은 근대화 혁명가, 김영삼 대통령은 민주화 혁명가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가치를 잘 구현하고 있나.

헷갈린다. 이런 보수 정체성에 부합하고 있는가, 보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가, 보수의 기준에 합당한가, 보수의 가치에 합당한 정당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이다. 제가 1992년도에 정치권에 들어와 1996년도에 보수 정당에 입당했다. 30년 됐다. 이 정당을 쭉 지켜봤을 때 김영삼 대통령 무렵이 보수 정당의 거의 정점이었다. 이후부터는 계속 밑으로 떨어져 지금이 거의 바닥이다.

이유가 뭔가.

하나만 꼽으면 그때그때 우리 당의 주인이 된 분들이 주인 의식이 없다. 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또는 내가 당 대표로서 잠시 스쳐 가는 곳으로 생각한다. 당의 뿌리와 전통과 가치, 이런 걸 통찰하면서 멀리 내다보고 가꾸고 준비하지 않았다. 선거용으로만 썼다. 그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 늘 당을 장악하려고 했고, 장악하기 위해서 공천권을 이용했다. 계파 공천을 했고 자기 편, 자기 말 잘 듣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공천을 하다 보니까 공천 파동이 일어나고 당이 분열했다. 선거할 때마다 계속 지고 의석수가 줄어들고 세력이 더 약해졌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나 가치, 책임, 소명 이런 것보다도 다들 자기 앞가림하기 바쁘다. 그렇다 보니 결속이나 통합력이 없고 살아남기 위해 각개약진하는 것이 거의 몸에 배었다. 거대 담론이 없어졌다.

당 지지율은 높은 편 아닌가.

우리 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탄핵을 반대하기 때문에, 대통령을 지지하는 흐름에 견인돼 나오는 지지율이다. 국민이 볼 때는 이번 사태에 국민의힘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이 당이 정당으로서 지속 가능성이 있는가, 계속 생존할 수 있는가에 저는 좀 회의적이다. 탄핵 인용 여부, 대선 승패와 별개로 우리 당 내부적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더 쪼그라들면 이제는 지역 정당이 되든지, 아니면 소수당으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는가.

기본적으로는 말장난이다. 국민의 힘이 지리멸렬하게 보이니 만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국민의힘을 극우로 밀어붙이고 중도 보수표를 가져가기 위한 전략이다. 우클릭했는데 효과 별로 없고 당내 자중지란만 일어나니 충격요법으로 아예 보수라고 해버린 것이다. 말이 안 되는 게 이 대표의 기본적인 태생적 정치 기반이 경기동부연합, 급진 세력이다. 지금도 586 좌파 운동권들에 에워싸여 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중도 보수가 되나? 계산도 좀 품격 있게, 전략적으로 해야 하는데 너무 말장난 수준으로 한다.

명태규 씨 얘기 좀 해보자. 아는 인물인가?

잘은 몰라도 알 만큼 안다.

어떤 사람인가.

사실 어떤 사람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제가 만나본 느낌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다. 판단력, 안목 그리고 기획력이 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걸 풀어내는,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그걸 실행하려고 뛰어다니면서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정치 30년 하면서 정치권의 책사나 이론가, 전략가라는 사람들 많이 만났는데 그중에 상당히 뛰어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사람들은 유명인들 많이 알면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명 씨는 그런 욕심이 없었다. 그게 특이했다. 그런데 상황이 나빠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리스크가 있는 사람이다.

조 전 의원과도 관계가 있지 않나.

일과 관련해서는 별로 의논한 게 없다. 제가 굉장히 부족한 사람인데,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고 큰 꿈을 가지라고 격려해줬다. 고맙게 생각했다. 실질적으로 일로 같이 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명 씨와 관련해 이런저런 논란거리나 의혹이 있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다른 문제일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김문수 장관이 지지율 1위다.

경선이 벌어지면 본선에서 이재명 대표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당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일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때도 김 장관이 제일 우선순위를 달릴 수 있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어쨌든 탄핵 정국으로 나타났지만, 이 싸움의 본질은 체제 싸움, 체제 전쟁이다. 이 측면에서 국민의힘 후보들 가운데 김 장관이 가장 강단 있고 투쟁력 있다는 인상을 줬다. 그걸로 후보가 되고 당선도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중도 유권자들을 끌어오는 데 부족하다면 누가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떤가.

명태균 씨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게 해소되면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은 어떤 정당이 집권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나라를 화합과 통합으로 이끌 지도자는 누구일까도 고민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오 시장 같은 분한테 점수를 더 주지 않나. 그런 기대에 부합해서 잘 준비하면 우리 당의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다.

※ 클릭하시면 인터뷰 전체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도 활동을 본격화했다.

한동훈 대표의 지지율에 대해 미세 분석은 안 해봤지만, 감으로 볼 때 상당수가 중도층 아니면 민주당 지지자일 가능성이 있다. 이게 희망 있게 보면 대선에서 이기려면 중도층, 나아가 상대방 지지층 일부까지 가져오는 것이 핵심이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한 전 대표는 자산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당내에서 후보가 돼야 하는데 비판이 크다. 50대 초반이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단기에 승부를 내겠다는 생각보다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정치가 무엇이고 국가가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며 넓게 경험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는 같이할 수 있나. 이 의원이 어느 쪽 표를 더 가져갈 것으로 보나.

장래를 생각할 때, 보수 정치를 생각할 때 이 의원이 큰 틀에서 보수정치권 안에서 자기 꿈을 키워갔으면 한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의원을 쫓아낼 때 공개적으로 반대만 한 게 아니라 막으려고 행동까지 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윤 대통령이 이 의원을 안 쫓아냈다면 탄핵이 됐겠나? 총선에서 졌겠나? 그게 안타깝다. 그것 때문에 오해도 받고 정치적 불이익을 좀 받았다. 이 의원이 독자 출마했을 때 어느 쪽 표를 더 가져가는가에 관계없이 본인의 노선이 보수라면 보수가 집권하도록 힘을 보태야 하고 거기서 꿈을 키워야 하고 지도자가 돼야 한다. 당 후보 경선 때는 개혁신당 안에서 별도 출마해서 후보가 되더라도 반드시 보수 후보 단일화를 했으면 좋겠다.

이 의원도 지지 기반을 많이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본인이 앞으로 큰 정치를 하기 위한 기반을 회복하는데 있어서 우리 당과 다시 결합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저는 같이하기를 바란다. 그걸 염두에 두고 스텝을 밟아나갔으면 좋겠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이미리 PD eemilll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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