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딜레마에 빠졌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임박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강성 지지층 영향력이 더 커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탄핵 찬반을 떠나 윤 대통령 석방과 관련해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개헌, 경제, 첨단산업 등 주요 분야에서 대선 공약을 방불케 하는 의견을 제시하던 모습과는 다른 풍경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는 국민의힘 인사들은 탄핵 찬반을 떠나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되자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간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온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와 석방을 환영하는 글을 올리고 헌재의 탄핵심판 과정을 비판했다.
김 장관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판결선고 일정에 맞추느라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일정을 무리하게 진행해 왔다는 국민의 깊은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을 수사·구속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심우정 검찰총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탄핵에 찬성하던 입장을 내던 오세훈 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을 반겼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법원의 적법한 판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글을 남겼다. 오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하여 실체적·절차적 흠결을 보완하기 위해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고 김 장관과 같은 의견을 냈다.
윤 대통령과 대립해 온 한 전 대표는 1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언젠가 때가 되면 대통령 뵐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법원 판결을 환영한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여권 잠룡들이 숨 고르기에 돌입한 가운데 한 전 대표는 지난 5일 서울에 이어 이날 부산에서 북 콘서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표에 관한 정치적 견제구도 이어갔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제가 책을 내고 나온 다음부터 ‘자기가 중도보수다’라는 얘기를 안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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