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돼 관저에 머무르면서 정치권에 새로운 역학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강화했다. '윤석열-이재명' 양강 구도가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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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의원 60여 명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24시간 탄핵 반대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윤상현 강승규 의원이 시작했으며, 5명씩 교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 82명은 나경원 의원 주도로 탄핵 각하 촉구 2차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1차 탄원서 때 76명이었는데 더 늘었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이 108명이니 3분의 2가 넘는 의원이 탄핵 각하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셈이다.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도부는 딜레마에 처했다. 강성 지지층과 대다수 의원이 탄핵 각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를 무시할 수 없다. 원외 80여 명도 탄핵 반대 모임을 결성하는 등 당 전체 큰 흐름이 탄핵 반대로 확연히 기울었다.
이런 상황은 잠재적 대선 주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강성 보수층을 안으면서도 중도층과 중도 진보층까지 끌어들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가장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였다는 평가다. 책을 출간하고 대학생들 대상 강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던 최근 한 전 대표가 "때가 되면 대통령을 뵐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딜레마를 반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석방에 대응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빠르게 결속하는 모습을 보인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관련해 당내 일부 의원들을 비판하며 내부 갈등이 있었으나, 윤 대통령 석방 이후 비명계 인사들과 손을 맞잡고 단결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민주당은 탄핵 인용을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삭발, 단식 등 강경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약 500여 명의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이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행진을 벌이며 탄핵을 촉구했다.
양측의 이러한 대응은 2022년 대선 때부터 '적대적 공생관계'로 불렸던 윤석열-이재명 구도가 다시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 중심으로 여권이 결집하자 야권도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결속하며 광장 정치 대결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현재 평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그다음 주에는 선고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다음 주 내 신속한 선고를 촉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3월 26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판결 이후에 헌재 판결이 나오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박수민 기자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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