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코세이지 영화 수업'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 AI 영화 제작론 = 심은록 지음.
영화 한 편을 만들려면 기획과 시나리오, 배우와 스태프 섭외부터 본격적인 촬영을 거쳐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한 편집 등 후반 작업에 이르기까지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촬영만 놓고 봐도 세트장을 지어야 할 수도 있고, 야외 촬영을 할 경우 날씨와 같은 외부적 요소를 통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인력과 돈, 그리고 시간이 투입된다.
이 모든 것을 컴퓨터로 뚝딱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게 인공지능(AI)이다. 대규모 인력과 재정을 운용하는 제작사 없이도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개인 제작 시대'가 드디어 온 것일까.
미술 비평가와 전시 기획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지난해 AI 영화 'AI 수로부인'을 만들어 창원국제민주영화제에서 공개하면서 주목받았다.
25분짜리 단편영화인 'AI 수로부인'을 그는 동료 두 명과 함께 노트북 세 대로 한 달 만에 만들었다. 시나리오부터 CG까지 전 과정에 걸쳐 생성형 AI 툴이 활용됐다.
이 책은 AI 영화를 직접 만든 경험을 토대로 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가이드북이다. AI 툴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사진을 곁들여가며 설명한다.
AI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막연하게 장밋빛 미래를 그리거나 무턱대고 비관론으로 빠지기 쉽지만, 이 책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AI가 열어준 새로운 가능성을 파고든다.
그렇다고 기술적 논의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을 가진 저자는 AI 시대 인간의 창조성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도 제기한다. 페이지마다 꼼꼼하게 단 각주는 신뢰감을 준다.
북바이북. 416쪽.
▲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 수업 = 메리 팻 켈리 지음. 한창욱 옮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할리우드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이 말은 그의 영화 예술을 집약한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을 때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존경을 표시하면서 인용한 말이기도 하다.
미국의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저자는 스코세이지 감독의 삶을 조명하면서 그의 영화 세계 비밀에 접근한다.
봉 감독이 인용한 말 그대로 스코세이지 감독의 창조성은 그의 삶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톨릭 신앙, 무법천지의 뉴욕 뒷골목 등 그의 정체성을 이루는 요소가 작품 하나하나에 녹아들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대중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내려고 고민하기보다는 자신이 체험한 삶의 진실을 그대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그를 두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평범한 감독들은 손쉽고 일시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지만, 마티(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는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저자는 스코세이지 감독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니로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한 주변 인물 69명의 목소리를 통해 스코세이지 감독의 삶과 영화 세계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대화하듯 풀어낸다.
현익출판. 500쪽.
ljglory@yna.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