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에 '국제' 추가…'아로드 콰르텟' 등 유명 연주자 총출동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포항은 문화도시"…내달 1∼8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제'라는 타이틀을 새로 추가한 만큼 신경 써서 프로그램을 짰어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음악을 즐기러 포항으로 오세요."
2021년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포항음악제'가 '포항국제음악제'로 명칭을 바꾸고 세계적인 음악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올해 포항국제음악제는 다음 달 1∼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열린다.
제1회 포항음악축제 때부터 예술감독을 맡아 온 첼리스트 박유신은 2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행사의 새 출발에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지난 3번의 축제에 다양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도 '국제'라는 타이틀이 붙지 않아 축제의 컨셉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새로운 명칭과 함께 포항국제음악제가 세계적인 음악 축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포항 출신인 박유신은 고향에서 열리는 국제 음악축제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산업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포항을 딱딱한 이미지로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문화축제가 있는 문화의 도시"라면서 "도서관과 미술관 등 음악과 어울리는 장소도 많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이 많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새로운 명칭에 맞게 올해 축제에는 많은 해외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가장 기대되는 무대는 프랑스 남성 현악사중주팀 아로드 콰르텟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조르당 빅토리아와 알렉상드르 뷔, 비올리스트 탕기 파리소, 첼리스트 제레미 가르바르그로 구성된 세계적인 현악사중주팀이다.
박유신은 "축제가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아로드 콰르텟이 먼저 제게 출연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면서 "젊은 연주가들로 구성된 아로드 콰르텟의 참여로 올해 축제가 더욱 다채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로드 콰르텟은 내달 5일과 6일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현악사중주의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5일에는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6번'과 슈만의 '현악 사중주 3번', 드뷔시의 '현악 사중주'를 연주한다. 6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등 국내외 연주자들과 함께 쇼팽의 '피아노 트리오', 아렌스키의 '피아노 오중주 D장조' 등을 들려준다.
박유신은 "현악사중주 연주는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등 다른 클래식 음악에 비해 걸작이 많은 분야"라며 "음악에서 오는 감동이나 영감이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한국 스타 음악가들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우선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지휘자 윤한결이 개막공연 포디움에 선다. 윤한결은 포항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와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를 선보인다. 또 플루티스트 김유빈과 함께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도 연주할 예정이다.
윤한결은 "새로운 국제음악제가 생기는 것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특히 이번 축제를 위해 구성된 포항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개막공연 지휘를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김유빈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김유빈은 2022년 독일 ARD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차세대 플루티스트'로 불리는 연주자다.
윤한결은 "2년 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김유빈과 함께 리허설한 적이 있었는데 연주 실력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 함께 공연하게 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한결과 김유빈의 개막공연 외에도 3일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무대와 7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무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출연하는 8일 폐막공연에서도 다른 음악 축제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무대가 예상된다. 메이트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을 아카펠라로 선보인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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