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마리우스' 역…"경험 쌓은 뒤 '장발장'에 도전"
가수 남규리도 "후회하지 않는 삶 위해 출연 결심"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다시 심장이 뛰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연극 '레 미제라블'은 제게 가슴 뛰는 경험이에요."
그룹 신화의 이민우(45)가 다음 달 21∼2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연되는 연극 '레 미제라블'에서 주인공 3인방 중 하나인 '마리우스' 역으로 연극에 데뷔한다.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인 '레 미제라블'은 빵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의 삶을 통해 사회적 모순 속에 사라져가는 인간의 존엄성을 그려낸 걸작이다.
데뷔 26년 만에 처음으로 정극 연기에 나서는 이민우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30일 서울 강남구 더샵갤러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울컥하게 하는 작품이지만 매일 연습에 집중하면서 자신감을 찾고 있다"며 "처음 하는 연극이지만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마흔 중반을 넘긴 늦은 나이에 연극을 시작한 이유는 '도전하는 삶을 살아보자'는 각오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민우는 "처음 제안을 받고 고민이 많았는데 문득 그런 고민이 저를 작게 만든다는 자각을 하게 됐다"며 "가수로는 이미 정점을 찍었는데, 계속해서 도전하며 삶을 즐겨보자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뒤 주인공 '장발장' 역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습을 하며 연극의 매력을 느끼던 차에 윤여성 예술 감독님이 '나중에 장발장도 연기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하셨어요. 지금은 비록 '아기 새'에 불과하지만 연기력이 탄탄해지면 장발장 역도 해보고 싶어요."
'마리우스'의 연인 '코제트' 역으로 첫 연극 무대에 오르는 그룹 씨야의 남규리(39)도 이민우의 '도전'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역할을 제안받고 며칠간 잠을 자지 못하다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출연하기로 했다"며 "저도 감히 '도전'이라는 말로 연극에 데뷔하는 소감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수 선배인 이민우의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것도 연극 도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남규리는 "학창 시절 가장 좋아했던 그룹인 신화의 이민우 선배와 연기 앙상블을 맞추게 돼 많이 긴장된다"면서 "배우면서 한다는 생각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파이팅'을 외치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연기 중심을 잡아 줄 '장발장' 역은 중견 배우 전노민(58)이 맡았다. 전노민은 이번 연극이 주로 뮤지컬로만 표현됐던 '레 미제라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레 미제라블'은 오랜 기간 뮤지컬로 전 세계에 감동을 준 작품"이라면서도 "연극은 뮤지컬과 달리 배우들의 대사와 몸짓, 연기로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극 무대에 익숙하지 않은 이민우, 남규리와의 연기 호흡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출연진 모두 기본기가 탄탄해 저는 그냥 얹혀서 가면 될 정도"라며 "대작 연극은 혼자서 잘한다고 성공할 수 없다. 함께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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