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5색' 경연 형식의 국악공연…아시아 5개국 주제로 작곡
관객 투표로 앙코르 무대 선정…내달 29·30일 국립극장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뚜렷한 개성을 가진 5명의 작곡가가 국악으로 만든 완성도 높은 게임음악을 공연장에서 즐기세요."
5명의 작곡가가 게임음악으로 실력을 겨루는 경연 형태의 국악 공연이 열린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29일과 3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음악 오디세이: 천하제일상'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김유원 숙명여대 교수의 지휘로 2002년 출시한 온라인 게임 '천하제일상 거상'에 새로 삽입될 게임음악 6곡을 연주하는 공연이다.
손다혜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새로운 세계'와 강한뫼의 '안녕', 성찬경의 '사랑에 빠진 차우차우', 장태평의 '파랑 파랑', 정혁의 '절벽의 섬', 홍민웅의 '신화의 숨결' 등이 초연된다. 모두 게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아시아 5개국(조선, 중국, 일본, 대만, 인도)을 주제로 한 곡들이다.
이번 공연에선 손다혜의 곡을 제외한 5개 작품을 대상으로 관객이 투표하는 '작곡 대전'도 펼쳐진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작품은 당일 공연의 앙코르 무대에 오르고, 게임 제작사인 에이케이인터렉티브로부터 300만원의 상금도 받는다.
작곡 대전에 나서는 5명의 작곡가는 이날 간담회에서 새로운 형식의 국악 공연에 기대감을 표했다.
'조선'을 테마로 한 '안녕'을 작곡한 강한뫼는 "게임을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한국적인 게임'이라는 타이틀에 흥미를 느껴 이번 공연에 참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익숙한 주제의 곡을 맡게 돼 처음에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부담도 컸다"면서 "관객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영남대 작곡과 재학 중 중앙음악콩쿠르 작곡 부문 1위에 올라 주목받은 강한뫼는 현재 SM 클래식 소속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작곡가로도 활동 중인 성찬경은 '중국'을 주제로 한 '사랑에 빠진 차우차우'로 이번 공연에 나선다. 중국의 토종견 차우차우가 조선의 토종견 진돗개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는 상상을 세레나데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성찬경은 "'천하제일상 거상'은 초등학교 시절 했던 추억의 게임"이라며 "관객이 다양하고 화려한 판타지로 이뤄진 국악관현악을 체험해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시나위 오케스트라 부지휘자인 장태평은 '일본'을 주제로 한 '파랑 파랑'을 선보인다. 그는 "곡명인 '파랑'은 평화를 염원하는 소망을 담은 단어"라며 "일본 전통 음계와 리듬을 활용하고, 고토와 샤미센 등 일본 전통악기도 사용해 최대한 일본 특유의 느낌이 나도록 만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종합예술인 게임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오늘날의 고민과 바람을 담아낸 서사로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처음 협업하는 정혁은 '대만'의 자연환경을 표현한 '절벽의 섬'으로 관객의 평가를 받는다. 울창하고 장엄한 숲, 웅장한 위엄을 지닌 거대한 절벽, 드넓게 펼쳐진 신비로운 바다의 풍광 등 대만의 지형적 특징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정혁은 "주로 서양 음악을 작곡하다 처음 국악을 작곡하게 돼 고민이 많았다"면서 "작품에는 미지의 공간에 처음 발을 디딘 주인공의 다채로운 모험을 담았다"고 곡을 소개했다.
개인 일정으로 이날 간담회에 불참한 홍민웅은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인도'를 주제로 한 '신화의 숨결'로 공연에 나서는 그는 "인도 음악과 국악관현악이라는 이질적 요소들이 이뤄낼 조화와 음악적 확정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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