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장은 정체, 신규 입국장은 오전 시간 제한
열악한 처우에 보안요원 퇴사 늘고 CIQ도 직원 충원 느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코로나19 이후 김해공항 등 지역 공항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수화물 검색 등을 담당하는 공항 보안·검색 인력과 출입국·세관·검역 인력들이 제대로 충원되지 못해 공항 혼잡도가 심화하고 있다.
인천공항에 이어 국제선 수요가 가장 많은 김해공항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만성 혼잡에 시달리다 올해 4월 확충터미널이 개관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혼잡도는 여전한 상황이다.
◇ 국제선 수요 늘어나는 김해공항 아침마다 북새통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가을 여행객이 몰린 김해공항 출국장은 여름 휴가철보다 더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이 시기 국제선 이용객이 가장 많은 오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출국장은 오히려 여름 성수기보다 더 붐비는 모습이었다.
수화물 검색대에 긴 줄이 발생하면서 비행기 출발 전에도 아직 검색대를 통과 못 한 승객들을 발을 동동 구르고 항공사 직원들이 소리치며 승객을 찾아 나서는 경우도 빈번했다.
공식 지연 통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승객 탑승이 늦어지면서 항공기가 지연 출발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4월 확충터미널이 개장하면서 혼잡도가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공항 안팎에서는 피크타임 혼잡도는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심화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항공편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인력은 이에 발맞춰 늘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인 김해공항은 공항 운영이 시작되는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비행편이 몰려 있어 순간 혼잡도가 극심하다.
특히 김해공항 출국장은 신분 확인 입구가 1개라 많은 이용객이 한 번에 몰리면 극심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국 각 공항에서 기내나 수화물에 반입 불가능한 물품이 통과되나 오류가 빈번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보안·검색요원들의 수화물 계봉 횟수가 많이 늘어나면서 출국장 정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 공항 보안 강화되는데…보안·검색 요원 줄퇴사
공항 보안은 최근 들어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출국장에서 신분 확인과 기내·위탁 수화물 검사를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한국공항보안 소속 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은 최근 퇴사율이 급증했다.
신규 인력이 곧바로 현장 투입되지 못하는 업무 특성상 높은 퇴사율은 곧바로 업무 차질로 이어진다.
퇴사율이 높은 이유는 열악한 처우에 보안·검색 사고를 직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관행에 따른 업무 부담, 승객들의 민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분 확인이나 수화물 검색대에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해 수화물을 개봉하거나 신분 확인에 시간이 지체되면 줄이 길게 늘어지는데 비행기 시간에 쫓기는 승객과 항공사 직원들의 민원이 쏟아진다.
혹여나 보안 사고로 이어지면 직원들이 감봉 등 직원 징계나 문책이 이어지는데 이를 버티지 못하고 퇴사가 이어지는 것이다.
인력 부족 문제로 피크시간에도 김해공항 출국장 검색대를 모두 가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 보안검색요원은 "검색 실패하면 직원들은 감봉당하고 매뉴얼대로 하면 줄이 길어지면 승객과 항공사들의 각종 민원에 시달린다"며 "승객은 쏟아지는데 완벽하게 보안검색을 하려면 지금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한데 코로나19 때보다 오히려 인력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 수백억 들인 신규 입국장, 인력 부족에 피크타임만 운영
공항 인력 부족 문제는 보안·검색 요원 파트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김해공항은 가덕신공항이 개항하기 전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확충터미널이 지난 4월 준공됐다.
확충터미널 입국장은 출국장과 달리 기존 터미널과 분리된 독립 터미널 형태로 운영되는데 공항이 문을 여는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항공기 도착 시간 기준)까지만 운영된다.
수백억원을 들여 확충터미널을 지어놓고 오전 일부 시간에만 입국장을 운영하는 것은 CIQ(세관·출입국·검역) 직원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착 편이 오전 6시~9시에 집중돼 있어 확충터미널 운영을 제한적으로 운영해도 당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820억원을 들여 시설을 지어놓고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와 한국공항공사는 각 기관에 꾸준하게 인력 수급을 요청하고 각 기관은 행정안전부에 인력을 요청하고 있다.
올해 총 20명가량이 충원됐지만 한국공항공사는 세관 42명, 출입국 29명, 검역 13명 등 총 84명 인력이 더 있어야 신규 입국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 관계자는 "이용객 불편과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관련 기관에 인력 증원을 꾸준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인력 충원은 유연하게 확충되지 못해 전반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공항이 운영되고 있다"며 "입국장은 현재까지는 오전만 이용해도 이용객들이 크게 불편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출국장은 항공편 운항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혼잡도 개선을 우한 추가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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