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천사지 유적전시관서 기념식…시민들 탄성 축하 물결
국가유산청장 "지광국사탑비도 복원한 후 탑 옆에 세울 것"
(원주=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일제강점기에 무단 반출되고 6.25전쟁으로 1만2천조각으로 분리되는 등 역사적 고난과 아픔을 가진 지광국사탑이 복원을 마치고 113년 만에 고향 원주에 안착했다.
원주시와 국립문화유산원은 12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앞 특설무대에서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석탑인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복원 기념식을 열고 일반에 공개했다.
이날 기념식은 정광열 도 경제부지사와 원강수 원주시장,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임종덕 국립문화유산연구원장,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 스님 등 기관단체장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지광국사 해린 스님(984∼1070년)과 지광국사탑의 반출부터 환수에 이르기까지의 스토리를 담은 창작 음악극 '시절인연'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축사, 붓글씨 퍼포먼스, 커팅·제막식 등으로 진행됐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복원 기념식을 통해 강원의 힘을 다시 느끼게 됐다"며 "여건이 허락된다면 지광국사탑비도 복원한 후 지광국사탑 옆에 나란히 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문화재는 원래 있던 곳에 있는 게 가장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재를 발굴·계승하는데 더욱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에 승려에게 내리는 최고 법계인 '국사'(國師)를 받은 지광국사 해린 스님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다.
고려시대 탑 가운데 최고로 꼽히나, 우리 역사의 굴곡을 간직한 유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탑은 일제강점기였던 1911년 일본인이 무단으로 해체해 경성(서울)으로 옮겼고, 이듬해 일본 오사카(大阪)로 반출됐다가 다시 돌아왔다.
1915년에는 조선물산공진회 미술관이 있었던 경복궁 뜰로, 1923년에는 경회루 동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여러 차례 시련을 겪기도 했다.
특히 6·25전쟁 때는 폭격을 맞아 약 1만2천개의 파편으로 조각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이후 국립고궁박물관 뜰에 서 있던 탑은 2016년 전면 해체·보수 공사에 들어가 약 5년간 보존 처리 작업을 했고, 지난해 8월 부재 상태로 고향인 원주에 돌아왔다.
원래 있던 법천사지를 떠나 약 1천975㎞에 달하는 유랑 생활을 마친 셈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말 복원 위치를 확정한 뒤, 유적전시관 안에 탑의 하중을 지탱하고 진도 7 규모의 지진 충격을 버틸 수 있는 면진대를 설치해 탑을 완전히 올렸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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