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이끌고 20~21일 한국 등 아시아 투어
조성진 "오케스트라·마에스트로 훌륭해 힘든 것 잊어"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이끌고 아시아 투어에 나선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은 19일 이번 투어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단독 협연자로 나서는 데 대해 "더 나은 연주를 들려드리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래틀은 이날 두 차례의 한국 공연을 앞두고 서울시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래틀은 이번 아시아 투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연주할 예정이라며 조성진에 대해 "그만큼의 다양성을 함께 할 수 있는 연주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내한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오는 20일과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6회, 대만에서 4회 등 다음 달 5일까지 총 12회의 아시아 투어를 펼친다. 조성진은 단독 협연자로 한국, 일본, 대만 무대에 오른다.
이번 한국 공연에선 첫날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둘째 날에는 베베른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래틀은 올해 창단 75주년을 맞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 대해 "지휘자가 가진 음악에 대한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능력이 있는 오케스트라"라며 온화함과 깊이, 인간미를 가진 악단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앞서 상임지휘자로 이끌었던 베를린 필하모닉이 아주 강렬하다면,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유연하고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래틀은 "지난 30∼40년간 전 세계 오케스트라가 많이 발전했고 특히 기교적인 면에서 그렇다"면서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많지만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는 매우 적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그 시인에 해당하는 오케스트라"라고 말했다.
조성진은 첫날 공연에서 연주할 브람스 협주곡 2번에 대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곡인데 오케스트라와 마에스트로가 너무 훌륭해 힘든 것을 잊어버린 것 같다"면서 "연주가 끝나고는 아무것도 못 할 정도로 진이 빠지는 곡인 것 같다"고 말했다.
래틀은 이에 대해 조성진이 "너무나 훌륭한 연주를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피아니스트와 교향악단이 절대적으로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교향악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맞물려서 연주하는 곡입니다. 테니스 경기를 예로 들면 서로 공을 주고받아야 하는 작품이죠. 우리는 서로 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는 굉장히 드물죠."
래틀은 이번 내한 공연에 대해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편안하다"면서 "저를 비롯해 모든 오케스트라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올해는 제게 특별한 해였던 것 같다. 나이 앞자리가 바뀌어서 서른이 됐다. 20대 때는 서른이 되는 것이 좀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돼 보니 20대의 연장 같기도 하다"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하게 연주 활동을 할 것 같다. 현대음악을 초연하는 계획도 있어 기대된다. 지금처럼 열심히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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