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티빙-웨이브 합병 성공 열쇠는…디즈니 '올인원' 전략"
    이정현 기자
    입력 2024.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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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하나의 앱으로 가치·편리성 제고해야…아시아 시장 허들 높아"

넷플릭스 넘어서나…국내 OTT 티빙·웨이브, 합병 추진(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양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 간 통합에 가장 걸림돌이었던 웨이브의 2천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CJ ENM[035760]과 SK스퀘어[402340]가 해결했다.

두 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한다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메가 로컬 K스트리밍이 탄생하게 된다. 구독자와 매출 기준 한국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 쉽지는 않겠지만 넷플릭스(약 40%)와도 겨뤄볼 만해지는 셈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일단 두 회사는 프로그램 수급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합리화해 '만년 적자'에서 탈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출범 후 한 번도 영업이익을 거둔 적이 없는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각각 1천420억원,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합병 후에는 매출과 수익 확대로 글로벌 진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합병 후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 한국 시장 성장률은 낮아지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합병 시너지 창출도 쉽지 않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3일 "한국 OTT 시장은 구독자 증가세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광고 모델 확대, 스포츠 번들 상품, 간접광고 등 라이브커머스 도입 등으로 1인당 매출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또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FAST) 등을 출시해 콘텐츠 수익의 롱테일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에는 앞길이 녹록지 않은 티빙과 웨이브가 디즈니의 올인원 번들에서 성공 방정식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와의 OTT 경쟁에서 한참 뒤처지고 있으나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디즈니는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견고한 가입자 증가와 수익 증가를 과시할 뿐만 아니라 내년 소비자 직접 판매 부문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영업이익을, 2026년에는 이 부문에서 1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성공에는 디즈니의 올인원 앱 전략, OTT 메가 번들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된다.

디즈니는 스트리밍 사업자 중 유일하게 3개 스트리밍을 묶을 수 있는 트리플 번들(디즈니플러스·훌루·ESPN 플러스)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듀오 번들 서비스(디즈니플러스+훌루) 가입자는 올해 3월 말 훌루와 디즈니플러스 통합 이후 꾸준히 증가해 1년 만에 230만 명에서 740만 명으로 늘었다.

디즈니플러스를 단독으로 구독하는 독립형 스트리밍 구독은 줄어들고 있어 많은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사용자가 번들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앱에 훌루 콘텐츠를 통합하는 등 올인원 스트리밍 전략도 쓰고 있다. 묶는 동시에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는 ESPN 콘텐츠가 디즈니플러스 앱에 추가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3개 서비스의 콘텐츠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그레이트 올인원 앱'도 구상 중이다.

티빙과 웨이브도 통합 후 이처럼 두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합쳐 가치는 높이고 편리성을 강화했다고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콘텐츠를 한 곳에서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중복 가입자 등을 고려하면 합병에 따른 시너지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지만, 일단 한국에서의 실익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주요 미국산 OTT들이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는 점도 유리한 점이다. 우리나라처럼 자국 콘텐츠 제작이 활발한 지역은 토종 OTT가 더욱 두드러지게 돼 있다.

궁극적으로는 해외,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 것인지가 문제로 보인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향후 5년간 OTT 무게 축이 아시아 시장으로 기울고, 시장의 절반은 중국 플랫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우리가 아시아 시장에 손을 놓은 새 중국계 OTT들이 K 콘텐츠를 무기로 싸우고 있다"며 "경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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