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스크린 중심에서 걸어온 사람이 점점 커지더니 천장을 뚫고 올라간다. 양옆으로 펼쳐진 화면까지 오가며 너울너울 춤추자 좌우는 물론 위아래까지 시야가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유 콘서트 영상에서는 노래하는 아이유의 모습을 클로즈업한 중앙 화면 양옆에 무대 연주 모습을 넣고, 천장에는 당시 화제가 됐던 공중 드론 쇼 장면을 붙였다. 돌비애트모스 기술을 적용한 54개의 스피커가 뿜어내는 음향은 탁월했다.

국내 대표 멀티플렉스(복합 영화관) CGV의 자회사인 CJ 4D플렉스가 2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4면 스크린X관’을 선보였다. 기존 스크린X는 정면 스크린 양옆에 화면을 추가한 3면 전용관을 가리킨다. 용산CGV는 애초 403석짜리 관을 몇 달간의 공사를 거쳐 200석 규모 4면 전용관으로 만들었다. 바닥에서 천장으로 영상을 쏘는 2개의 영사기를 비롯해 양쪽에 각각 2개씩을 추가했다.

CGV가 3면을 넘어 4면 전용관을 도입한 것은 일반적인 영화관 화면의 경쟁력이 점차 줄어드고 있기 때문이다. 오윤동 CJ 4D플렉스 스튜디오 담당은 “2024년 전 세계적으로 전년 대비 박스오피스 수익이 10% 하락했지만, 스크린X 상영 수익은 22% 올랐다. 특히 북미에서는 51% 성장해 3억 7000만 달러 가운데 9400만불을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스크린X 상영관 수는 2015년 국내 59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46개국 423개로 늘었다. CJ 4D플렉스는 올해 540여개, 내년에는 700여개 수준을 목표로 한다.

가성비 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양쪽 화면은 정면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지고, 특히 천장 화면의 해상도는 더 떨어졌다. 화면이 옆으로 흘러갈 때, 특히 천장과 연결해 올라갈 때는 약간의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주말 기준 3면 스크린X는 일반 상영관 평균 티켓값 1만 5000원보다 2,000원, 3면 스크린X프리미엄 라지 포맷은 5,000원 더 비싸다. 이번에 선보인 4면 스크린X는 일반 상영관보다 7000원이 더 붙어 초대형 화면인 용산아이맥스와 마찬가지로 2만 2000원으로 책정했다. 오 담당은 이와 관련 “좌우와 천장의 화면은 가운데 영상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보조장치”라면서 “질감이나 해상력이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GV는 용산 스크린X관에서 24일 아이유의 공연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 더 위닝’을 상영할 예정이다. 다음 달 21일에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퇴마록’을 선보인다. ‘뜻밖의 순간 : 언익스펙티드 저니, ’플로우‘ 등 숏폼 콘텐츠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