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열정 노래하는 '베르테르'…구한말 아픈 역사 담은 '명성황후'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오랫동안 사랑받은 국내 창작 뮤지컬 두 편이 돌아왔다.
사랑의 열정을 노래하는 '베르테르'와 구한말 아픈 역사를 그린 '명성황후'가 각각 25주년, 3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른다.
27일 공연계에 따르면 '베르테르'는 오는 3월 16일까지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베르테르'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고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2000년 초연했다.
청년 베르테르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한 롯데에 한눈에 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베르테르의 순애보와 이를 아름답게 그려낸 서정적인 선율로 관객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국내 뮤지컬 최초로 작품 동호회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모임)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작품은 초연 이후 많은 변모를 거쳤다. 정적이던 작품은 동적으로 바뀌고 5인조 실내악단은 규모가 커지는 등 현대적 감각에 맞춰 연출과 극본을 수정했다. 이번 25주년 공연에서도 베르테르의 방백이 내면의 소리임을 더 드러내고 시민들의 능동적 행동을 강조하는 등 세부적인 변화를 줬다.
사랑의 열병을 앓는 베르테르의 모습과 해바라기를 활용한 무대 연출은 여전히 눈길을 끈다.
베르테르 역은 배우 엄기준이 맡았다. 엄기준의 베르테르 연기는 이번이 일곱 번째로, 그에게 '베르테르의 레전드'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그룹 하이라이트의 양요섭, 멜로망스의 김민석도 베르테르를 연기한다.
베르테르의 사랑을 받을 롯데 역으로는 배우 전미도가 출연한다. 그의 '베르테르' 출연은 약 10년 만이다. 이지혜, 류인아도 매력적인 롯데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명성황후'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월 30일까지 30주년 공연을 한다.
이문열의 희곡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구한말 일본의 침략과 위태로워진 나라의 명운을 둘러싼 조선 왕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우사냥은 일본의 명성황후 시해 작전명이다.
'명성황후'는 1995년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공연했다.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고 1천회 공연을 달성하는 등 국내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초연 2년 만인 1997년 한국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올해 30주년을 맞아 화려한 캐스팅을 갖췄다. 배우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이 명성황후를 맡았고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이 고종을 연기한다. 명성황후를 지킨 호위무사 홍계훈은 양준모, 박민성, 백형훈이 맡았다.
넘버 '운명의 무게를 견디리라'도 새로 추가됐다. 명성황후, 고종, 홍계훈의 삼중창으로 조선의 위태로운 운명을 노래한다.
무대 장치의 완성도도 높였다. 1997년 뉴욕 공연을 기본으로 작화의 강렬함을 더했고 영상을 활용해 몰입도를 높이려 했다.
일제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마지막 넘버 '백성이여 일어나라'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여운을 더한다.
encounter24@yna.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