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최근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AVAVAV(아바바브)와 협업해 출시한 신발이 세상에 충격을 던졌다. 독특한 네 손가락 모양으로 주목받은 이 ‘슈퍼핑거 슈퍼스타 슈즈’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이즈는 매진되는 기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 신발은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치킨런 신발’이라는 별명과 함께 인터넷을 강타했다.
‘슈퍼핑거 슈퍼스타 슈즈’는 기존의 신발 디자인을 완전히 탈피한 형태로 눈길을 끌었다. 네 개의 발가락처럼 보이는 디자인은 마치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오리발을 떠올리게 한다. 검정과 빨강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 이 신발은 가격이 무려 250달러(약 35만 원)에 달하지만, 실용성과 패션 요소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특히 이 신발은 아디다스의 대표 모델인 ‘슈퍼스타’ 운동화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탈부착이 가능해 운동할 때는 슈퍼핑거를 부착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운동화 본체만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바바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베아테 칼손은 “스포츠와 패션의 만남을 표현한 작품”이라며, 이번 협업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네 손가락 디자인은 독창적이라는 평과 동시에 “외계인 발 같다”는 혹평도 나왔다. 특히 “치킨런 신발”이라는 별명이 붙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 누리꾼은 “광대의 세상이 오고 있다”며 조롱했으며, 또 다른 누리꾼은 “아디다스가 패션계에서 방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이즈는 온라인에서 품절 사태를 빚었다. 280~290mm 사이즈는 이미 전량 매진되었으며, 다른 사이즈도 빠르게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판매량은 독특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소비자들과 한정판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아디다스는 이번 슈퍼핑거 슈즈가 단순히 기이한 디자인을 넘어 실용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슈퍼핑거를 탈부착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스포츠 활동 시 발을 보호하거나, 운동화 자체만 착용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탈부착 가능성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독특한 디자인은 주목받을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용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제품의 성공은 단순히 디자인의 독특함 때문만은 아니다. 패션 업계에서는 아디다스와 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실험적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특히 패션쇼와 같은 대형 이벤트를 활용해 젊은 소비자층에게 제품을 각인시키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AVAVAV와 같은 고급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은 기존 스포츠 브랜드와는 다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협업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정판’에 대한 열망을 자극하며,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치킨런 신발’로 불리며 혹평을 받은 슈퍼핑거 슈즈는 패션계에서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정판 마케팅과 독창적인 디자인은 현대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소유 욕구를 자극하며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실험적인 시도가 장기적인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실용성과 디자인 사이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아디다스와 AVAVAV의 협업이 또 어떤 독특한 제품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