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라이브사이언스
의료진은 그녀의 위 눈꺼풀 아래에서 심각한 염증과 조직의 붉은 변색을 확인했다. 검사 결과, 의료진은 눈꺼풀 아래에서 살아 있는 지렁이 4마리를 발견했다. 기생충은 길쭉하고 가늘며 미세한 절단 자국처럼 보이는 표면 구조를 지닌 상태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현미경 관찰과 유전자 검사 결과, 이 기생충은 텔라지아 칼리파에다(Thelazia callipaeda)로 확인되었다. 이 기생충은 텔라지아시스(thelaziasis)라는 질병을 유발하며, 감염 시 눈의 심각한 가려움증, 부종, 과도한 눈물 형성, 궤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실명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이 질병은 주로 소, 개, 고양이 등 가축의 눈물을 먹고 사는 파리에 의해 전염된다. 파리는 텔라지아 칼리파에다의 유충을 동물의 눈에 낳고, 유충은 자라서 새로운 유충을 만들어 파리를 통해 또 다른 숙주로 전염된다. 인간 감염 사례는 매우 드물며, 1917년에서 2018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653건이 보고되었다.
환자는 농업 지역에 거주하지 않고, 시골 생활과는 거리가 먼 도심에 거주하는 회사원이었다. 그녀는 파리 등 곤충과 접촉한 기억이 없었지만, 눈병을 앓고 있는 아메리칸 쇼트헤어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는 점이 감염 원인으로 의심되었다.
다만, 환자는 고양이에서 기생충이 옮겨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확한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가축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염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진은 기생충 제거를 위해 국소 마취제를 사용하고 조심스럽게 기생충을 꺼냈다. 이후 환자에게 항생제 연고를 처방하며 매일 바르도록 했다. 치료 후 일주일 이내에 증상이 현저히 호전되었으며, 두 달 뒤 감염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었다.
텔라지아시스는 인간에게 매우 드문 질병이지만, 가축이나 애완동물과 가까이 접촉하는 환경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감염된 동물이 있는 경우 파리 등 곤충을 매개로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가축 및 애완동물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애완동물의 눈 건강에 이상이 있다면 즉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파리와 같은 곤충이 많은 환경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례는 희귀 기생충 질병이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가축과의 밀접한 접촉뿐 아니라 기생충 전염을 매개하는 곤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애완동물과 가축의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파리 등 곤충 접촉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자는 치료 후 회복되었지만, 이번 사례는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주의와 예방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