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드저니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이 2022년 5월 17일부터 6월 8일까지 6개국(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프랑스, 영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 성관계 중 오르가슴을 꾸며낸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는 성과 쾌락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제시하며 성관계에서의 심리적 요인을 조명했다.
12만7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여성의 64%가 과거 성관계 중 성 극치감을 연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의 경우는 34%로 나타나 성별 간 차이가 뚜렷했다. 여성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연기의 이유로 "상대방과 함께한 시간이 짧아서"와 "관계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를 꼽았다.
연구팀은 여성들이 초반의 관계에서 오르가슴을 연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 여성 응답자는 “초기 관계에서는 상대를 만족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상대방이 만족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연기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행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상대방과 더 편안해지고 꾸며낼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된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한편 남성은 여성에 비해 오르가슴 연기를 시도한 비율이 낮았으나, 연기를 시도했을 때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여성은 신체적 반응을 꾸미기 더 용이하지만, 남성의 경우 신체적 특성상 이를 자연스럽게 연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르가슴을 연기했다고 답한 사람들은 연기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성관계에서의 만족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오르가슴을 연기하는 행위는 상대방의 감정이나 관계를 고려한 선택일 수 있으나, 성관계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르가슴을 연기한 사람들은 대체로 성관계 만족도가 낮았다. 연구를 이끈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성관계 중 진정한 쾌감은 단순히 육체적 반응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상대방과의 신뢰와 편안함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는 "성과 쾌감의 목적이 성관계에서 전부가 아니다"며 "성관계의 핵심은 두 사람 간의 심리적 연결과 유대감 형성"이라고 밝혔다. 한 남성 응답자는 “상대방이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면 오히려 나의 만족감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조사 대상 국가의 문화적 차이 또한 연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유럽 국가 응답자들은 상대적으로 성관계 중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었다는 비율이 높았던 반면,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는 성관계 중 솔직하게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성관계에서의 의사소통과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며 “교육을 통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교육 전문가들은 "오르가슴 연기는 종종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관계의 질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오르가슴이 성관계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압박감이 오르가슴 연기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성관계를 통해 쾌감을 느끼는 데 오르가슴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연구팀은 "성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의 신뢰와 편안함, 그리고 솔직한 의사소통"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는 성과학 분야의 주요 학술지인 'The Journal of Sex Research'에 게재되며, 성관계에서의 심리적 요인과 쾌락의 다양성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료로 자리 잡았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