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레나 이달고는 에콰도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무소 봉사단팀에서 일한다. 한국의 에콰도르 국제개발 협력 사업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한국인 직원 여덟 명과 에콰도르 직원 열 명, 그리고 각 지방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봉사단원 열 명으로 구성됐다. 에콰도르국제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이달고는 행정과 자원봉사단 업무를 담당한다.
"한국 공공기관에서 일하게 돼 기쁘다. 보고서, 매뉴얼 등 문서 대부분을 한국어로 작성한다. 한국 본사와 한국인 직원·전문가·자원봉사자들과 매일 소통하고. 한국어 구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달고는 열다섯 살 때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교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하는 수업을 들으며 기초를 닦았다. 그는 실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느껴 전문적으로 배우는 학원을 수소문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키토 세종학당이었다.
"제가 사는 키토에서 유일하게 한국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국립에콰도르센트럴대학교 내에 있지만, 해당 학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배울 수 있다. 수업받을 때만 해도 한국에 대해 잘 몰랐다. 놀라운 경제발전 역사를 접하고 관심이 갔다. 관련 지식을 수집하면 미래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예감이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세종학당에서 배운 한국어 덕에 한국 공공기관에 취업했으니까(웃음)."
이달고는 취업 외에도 한국어로 다양한 기회를 얻었다. 2020년 한국국제교류재단(KF)에서 진행한 '온라인 한국 미술 워크숍'에 참가해 우수참가자 20인에 선정됐다. 보름 동안 한국에 체류하며 한국 고유의 미술을 경험했다.
지난해에는 에콰도르 중남미사회과학원(FLACSO) 대학교에서 한국 관련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에콰도르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성별 및 인권 전문화를 위한 4급 학위 연구'에 참여했다.
"어디서나 한국어 구사 능력이 중요했다. 에콰도르 KOICA 사무소에서는 더 그랬고. 세종학당 수료증이나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 등으로 한국어 실력이 입증된 지원자에게만 면접 기회가 주어진다. 면접에서도 한국어를 얼마나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그는 2022년 어려운 과정을 통과하고 입사했다. 아직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수준은 아니다. 특히 말하기에서 애를 먹는다. 이달고는 "업무 마감이 다가오는 등 압박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게 부담"이라면서도 "동료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어를 꾸준히 공부한다.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1'과 '온라인 한국어 수업 2B'를 수강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한다.
"에콰도르 KOICA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각 지방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을 의사 결정권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발전에 일조해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어를 더 유창하게 구사해 전문성을 기르고 싶다. 국제협력 분야에서 석사 과정도 밟고 싶고."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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