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한 남성이 2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의 헌신으로 자녀들은 판사, 의사, 엔지니어가 됐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31년 전 일자리를 찾아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아부 바카르(70)의 사연을 전했다.


바카르는 말레이시아의 언론 매체 ‘쿠알라룸푸르의 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에 취업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홀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이후 바카르는 휴가나 병가도 쓰지 않은 채 쉬는 날 없이 일했다. 그는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이어갔다. “매일 아침 일어나 샤워하고 아침을 먹은 후 직장으로 출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족과 통화를 한 후 휴식을 취한다”며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매일 똑같다”고 했다.
이렇게 일만 한 그는 수입 대부분을 자녀들의 교육비와 생활비 지원을 위해 방글라데시로 보냈다. 그는 말레이시아로 떠나온 이후로는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 그가 떠날 당시 가장 어린 자녀였던 다섯째 아들은 불과 생후 6개월이었다. 바카르는 "제가 한 모든 일은 제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의 딸은 판사가 되었고, 두 아들은 각각 의사와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올해 12월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는 “드디어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된다. 두 손주를 처음으로 만나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바카르의 사연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감동받았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한 현지 누리꾼은 “정말 놀라운 롤모델이다. 그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그를 이 모든 세월 동안 지탱해 주었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도 “노동의 존엄성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했고,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바카르의 삶에 연민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어떤 부모도 자녀의 성공 때문에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7년동안 매일 일했다는 것은 사실상 노예처럼 일했다는 말과 다름없다. 노동자의 복지와 권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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